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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비어천가 외칠때가 아니다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   등록일 2018.09.20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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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이번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일부 언론을 제외하고 대다수 언론이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를 외치고 있다.

언론의 하이라이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한 기자회견에서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기로 확약했다” 딱 이 한마디였다. 남한 언론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핵화를 발언한 최초의 육성이라는 것에 방점을 찍고 있다. 지난 25년 동안 핵을 만들기 시작한 북한의 김 씨 일가가 공개 석상에서 ‘비핵화’라고 해석될 수 있는 말을 직접 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이 말은 ‘핵 폐기’라는 실천으로 옮겨져야 진정한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우리 국민은 이번 평양선언문에 북측이 ‘비핵화’라는 모호한 말 대신 실체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북핵 폐기’라는 단어가 포함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북측은 4·27 남북 판문점선언과 6·12 북미 공동성명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명기해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가시적 실행은 없었다. 이 때문에 북측의 ‘비핵화’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은 식상 할 만큼 언론을 통해 많이 듣고 보아 왔다. 이번에도 ‘비핵화’라는 단어를 선언문에 넣었으나 북핵 폐기의 선제 조건인 핵탄두·핵물질·우라늄 농축시설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를 국제사회에 신고부터 해야 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육성으로 ‘비핵화’를 공개적인 기자회견장에서 발표를 했던 만큼 책임감을 갖고 실천을 할 것인지 세계가 주시할 것이다. 지난 25년간 갖가지 핑계와 억지와 갖은 반대급부를 요구하면서 뒤로는 수십 기의 핵과 미사일(ICBM)을 만들어 온 북한이 아닌가.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의 육성이라고 해서 우리가 호들갑을 떨면서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며 기뻐할 수가 있겠는가. 김칫국을 너무 일찍 마시려고 하지 않아야 한다. 북한의 노림수도 있을 수가 있다. 국민이 냉정하고 침착해야 한다. 남북관계에서는 일희일비는 금물이다.

평양선언문에 대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응도 기가 찰 노릇이다. 평양 남북 정상 회담에서 ‘핵 사찰’ 얘기는 나오지도 않았는데 트럼프는 “김정은이 핵 사찰(Nuclear inspection)을 허용하는 데 합의했다”며 “매우 흥분된다”고 자신의 트윗에 글을 올렸다. 트럼프는 또 기자들에게 김정은의 친서 등을 언급하며 “북한에 대한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고 흥분했다. 트럼프의 이런 반응은 다분히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노려 한반도에서의 자신의 업적을 부풀린 노림수로 볼 수가 있다. 이런 트럼프의 발언은 얼핏 보면 핵사찰과 비핵화를 혼동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아니면 평양 선언문을 제대로 읽지 않은 것처럼도 보인다. 지금 미 백악관을 발칵 뒤집어 놓은 밥 우드워드의 신간 ‘공포’(Fear)에 나오는 트럼프의 언행이 이와 일치하는 듯한 불안감도 생긴다. 우드워드가 ‘공포’에 언급한 트럼프의 정책 결정 가운데 일례로 한국에 배치된 사드(THAAD)를 두고 “사드 배치비용을 누가 댔느냐”고 다그치자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돈은 미국이 냈지만 한국이 부지를 99년 동안 무상으로 제공하는 조건”이라고 답하자 트럼프는 품격 없는 욕설과 함께 한국지도를 보면서 “이건 똥 같은 땅이야. 100억 달러나 비용이 드는데 이게 미국땅에 있지 않다니…도로 빼서 포틀랜드(오리건주)에 설치해!”. 매티스 국방장관이 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한 미군의 필수 무기라는 설득으로 성주에 있는 사드가 그대로 유지되게 됐다는 이야기다. 북한에서 미국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성주에 있는 사드기지에서는 7초 만에 포착하지만 알래스카 기지에서 포착하려면 15분이 걸린다고 이 책은 밝히고 있다. 그만큼 한국의 사드가 한국과 미국에 대한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을 막는 대비책으로는 가장 핵심 시설이라는 의미다.

트럼프의 이런 성격적 약점을 이용해 김정은이 트럼프를 계속 치켜세우는 술법을 쓰면 한반도의 종전 선언과 미군철수라는 엉뚱한 상황이 닥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대통령의 이해력이 초등학교 5~6학년 수준인 것 같다는 매티스 전 국방장관의 말이 틀리기를 바랄 뿐이다. 앞으로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를 오가며 비핵화 줄타기를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머리가 갈수록 복잡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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