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산하기관장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지적돼 오던 인사 난맥상이 근절될지에 대한 도민의 기대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지난달 13일 경북도의회에서 전임 도지사가 임명한 산하 기관장 일괄 사퇴 주장이 나온 데 이어 경북도 출연기관인 새마을세계화재단 대표이사가 임기를 남겨두고 사임했다. 30일에는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장에 이종수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장이 임명됐다. 이는 경북도 산하 기관장의 물갈이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현재 도 산하 기관은 모두 30곳으로 기관장이 공석인 곳을 제외한 25곳 가운데 12곳의 대표가 도청 공무원 출신이다. 전임 김관용 도지사는 임기 6개월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5개 산하 기관장을 임명해 공무원 출신 보은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경북도 산하기관장 선임과 관련해서 수년간 인사가 있을 때마다 ‘관피아’ 논란이 불거져 지난 2016년 12월 경북도의회와 도가 인사검증 협약을 맺기도 했다. 하지만 이 또한 형식적 통과의례라는 지적을 받고 있어서 산하 기관장 인사를 앞두고 공정 인사가 이뤄질지 의문이다.

이번 경북도 산하 기관장 자리도 선거캠프 관계자의 논공행상이나 퇴직 공무원 자리 보전용이 되지 않을지 우려되는 것이다. 지방 자치단체 산하 기관장 인사의 관피아, 낙하산 논란이 수십 년 간 이어져 오고 있어서 하는 말이다.

이철우 도지사는 지난 7월 6일 도 출자출연기관 담당 실 국장이 참석한 ‘출자 출연기관 발전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산하기관은 공무원 자리를 연장하는 곳이 아니다”며 고질적 관행으로 굳어져 온 인사 난맥 근절을 선언한 바 있다. 도지사가 직접 산하기관장 인사의 문제점을 바로잡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 지사의 이 같은 선언은 사실상 전임 지사 시절 산하기관의 인사에 문제가 많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사실 그간 산하기관장은 경북도에서 옷을 벗은 고위 공무원이 관행적으로 자리를 차지하거나 승리한 도지사 선거 캠프의 주요 인물이 논공행상에 따라 나눠 갖는 자리로 여겨지던 것이 공공연한 현실이었다. 이 때문에 도지사가 직접 나서서 투명인선을 선언한 산하 기관장 인사가 어떻게 투명한 절차를 거쳐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나 그간 줄곧 투명인사, 공정인사를 말해 왔지만 인사 난맥은 바뀌지 않았다. 도는 산하 출자 출연기관장은 모집 공고를 통해 심사를 거쳐 임명한다지만 대부분의 자리를 공무원들이 차지 하고 있는 것을 보면 결과적으로 요식행위라는 지적을 면할 수 없다.

이 지사가 이 같은 관행을 비판하고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그간의 인사 난맥을 근절, 산하 공공기관 운영이 보다 효율적이고 내실을 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국가든 지방 공공기관이든 기관장과 임원에게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부실경영을 막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성과 열정을 가진 인사가 산하 출자출연기관장을 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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