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되는 농사 부농꿈 자란다-영양군 레드팜 농장 방영길 대표

방영길 대표가 올해 생산한 유기농 건고추를 자랑하고 있다.
전국의 농·수·특산물 명인들만 입점할 수 있다는 서울 현대백화점 명인명촌품관.

이 코너에는 유일하게 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영양 고추 중에서도 가장 우수한 제품으로 꼽히는레드탐 농원 방영길(65)대표의 고추가 판매되고 있다.

방 대표는 지난 2013년 농림축산식품부가 필기시험을 치르고, 심층 면접, 현장 심사를 거쳐 고추 마이스터 자격을 얻었다.
유기농 고추 농사로 억대 소득을 올리는 레드팜 농장 방영길 부부
다른 고추 재배농에게 교육과 컨설팅을 공식적으로 할 수 있는 고추 분야 최고의 장인을 뜻하는 ‘고추 마이스터’는 국내엔 충북에 50년간 고추를 재배한 권혁준 마이스터와 방영길 대표 딱 둘뿐이다.

방 대표는 수십 년간 고추를 키워온 농부가 아니다.
방영길 대표가 노지에 재배한 유기농 고추 모습
11년 전 방 대표는 지난 2008년 영양 읍내에서 차로 20여 분을 달리면 김장용 빨간 고추를 재배하는 농민 100여 명(30여 가구)이 모여 사는 무창리 마을로 귀농했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그는 동부제철에 입사해 서울에서 20여 년을 다녔으며, 2004년 병마개 회사인 ‘두일캡’ 전무이사로 옮겨 일하다 2007년 퇴직해 농사라곤 둘째치고 흙한 번 제대로 만져본 적이 없었다.
방영길 대표의 유기농 고추 시설하우스 모습
강원도가 고향이지만 아들과 딸, 아내를 데리고 공기 좋은 곳을 무작정 찾아다녔고 그러다 1남 1녀의 자녀들이 모두 대학에 들어가자 그해 2월 경북 영양군에 정착하면서 자연스럽게 고추를 재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농사에 경험도 정보도 없는 방 대표는 막막했지만, 무엇보다도 착실하게 귀농에 대한 정보와 농업 기술 수집에 나섰다.

귀농 전 방 대표는 틈나는 대로 농사에 관한 서적을 사보고 귀농 후에는 농민사관학교와 환경농업대학, 영양군에서 실시하는 각종 농업 기술교육과 고추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모종부터 수확까지 농업의 전 과정을 체험하며 현장실습을 중심으로 농사일을 배웠으며, 모르는 영농 기술이나 문제점이 생기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웃들과 전문가들이 귀찮을 정도로 열성을 보였다.
방영길 대표가 직접 만든 유기질 비료
고추를 키울 때 비닐 대신 흰색 부직포를 덮으면 더 매콤하고 질 좋은 고추가 생산된다는 등의 ‘노하우’도 터득했다.

방 대표는 “회사에서 자재를 관리하고, 직원들을 보살피듯 고추를 키웠다”며 “고추가 잘 자라는 환경과 발육형태를 과학적으로 데이터화해 분석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은 초보농사꾼이던 방 대표는 귀농 2년 차인 2009년 고추 접목묘를 처음 배워 2010년부터는 육묘와 접목을 손수 할 수 있을 정도로 베테랑급 수준이 됐다.
방영길 대표가 생산해 비싼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판매되고 있는 유기농 건고추
귀농 첫해 1만 6500여㎡(5000여평)의 고추를 심어 냉해 피해를 보았지만 초보 귀농인으로서 상상도 할 수 없는 5000여만 원의 고소득을 올렸다.

또 산비탈 밭에다 접목묘고추와 품질계고추를 병행해 심는 등 품종의 다양화로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고추를 생산해 이를 전량 도시 소비자들에게 직거래를 통해 귀농 4년 차부터 억대의 소득을 올릴 수 있었다.

귀농 11년 차인 올해는 1만8500여㎡(5500여 평)의 고추 농사를 지어 대부분 동시 소비자들과 직거래를 통해 20~30%의 높은 가격에 판매해 1억3000만 원의 소득을 올리는 등 부농이 됐다.
수확한 유기농 고추를 세척하고 있는 방영길 대표
하지만 방 대표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한다.

지난해에는 방송통신대에서 농업학을 전공해 졸업했으며, 지금도 농업학 박사 학위를 받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있는 중이다.

방 대표는 “이제 친환경 고추 농사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안정적인 창출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기농 친환경 고추를 가공해 판매 할 수 있는 시설이 필수인 만큼 생산뿐만 아니라 앞으로 소비자들이 믿고 안전하게 먹거리 만들기에 심혈을 귀 울릴 계획”이라며 “덴마크 같은 농업 부국처럼 날짜와 시간까지 계산해 튼실한 농작물을 키우고 가공까지 직접 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선진농업’을 꼭 정착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농업은 사양 산업이 아니라 농작물에 대해 끝없이 연구하고 땀 흘린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산업이다. 많은 젊은이가 농업에 종사해 경쟁력을 갖췄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형기 기자
정형기 기자 jeonghk@kyongbuk.com

경북교육청, 안동지역 대학·병원, 경북도 산하기관, 영양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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