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력 수출 상품의 생산 기지로 잘 나가던 구미시가 위기를 맞고 있다. 경북에서 가장 젊은 이들이 많은 도시로 불리던 구미시는 청년들의 일자리가 급격히 줄고, 실업률이 치솟아 더 이상 젊은 도시의 명성도 퇴색하고 있다. 포항에 이어 경북 제2의 도시 구미경제가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구미의 실업률은 5.2%로 거제시, 통영시, 안양시에 이어 전국에서 네 번째로 높다. 지난 2013년 상반기만 해도 수원시, 군포시, 과천시, 광명시 등 경기도 지역들보다 실업률이 낮던 구미시다. 구미의 실업률은 꾸준히 높아져 2015년 하반기와 2016년 상반기에는 연속해서 전국에서 실업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라는 불명예도 안았다.

구미시의 앞날을 어둡게 하는 것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청년층(15∼29세)취업자 비중이다. 2013년 하반기, 2014년 상·하반기, 2015년 상·하반기 연속 전국 최고였던 구미시의 청년층 취업자 비중이 이후 경산시에 경북 최고 자리를 내주더니 상위 명단에서 자취를 감췄다.

올해 상반기의 구미시 청년취업자 비중도 15.7%로 수원시(17%), 안산시(16.7%), 경산시(16.7%), 청주시(16.3%), 천안시(16.2%)등 보다 낮았다. 청년들이 일할 일자리가 없거나 일자리가 있어도 구미가 이제 청년들이 취업을 원하는 우선 지역은 아니라는 것이 통계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구미시의 수출도 급격히 줄고 있다. 구미세관의 2018년 8월 수출입 자료를 보면 수출은 24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6% 감소했다. 구미세관을 통과한 수출액은 지난 2월, 3월, 4월, 6월, 8월 모두 지난해보다 많게는 16%까지 줄었다. 이렇다 보니 올해 누적 수출액이 94억1100만 달러로 지난해 8월 111억5900만 달러보다 17억4800만 달러나 줄었다.

구미 기업들의 올해 남은 기간 경기전망이 어두운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구미상공회의소가 지역 87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2018년 4분기 기업경기전망 BSI 전망치는 68로 지난 분기 전망치 79보다 11포인트 낮았다. 응답 업체의 69.2%는 올해 영업이익(실적)이 연초에 세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은 1.3%뿐이었다.

한 때 대한민국 경제를 이끈 산업메카였던 구미시가 이처럼 몰락하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이 수도권과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겨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에 1, 2공장을 지어 휴대폰을 생산하고, LG전자도 베트남으로 빠져나갔다. 46년 역사의 구미국가산업단지는 심하게 노후화돼서 중소기업 조차 외면하고 있는 처지다. 구미 경제의 몰락은 경북 경제의 침몰과 다름 없다. 삼성전자의 새로운 투자 유치 등 구미시의 경제를 살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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