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시 공성면 우하리에서 발견된 분청사기 가마유적들.
상주박물관(관장 전옥연)이 진행하는 공성면 우하리 분청사기 가마유적 학술 발굴조사에 따른 자문회의가 최근 조사현장에서 개최돼 관심이 쏠렸다.

자문회의에는 유적의 성격 등에 대한 학술적인 자문을 얻기 위해 문화재 전문위원 등 관련 전문가들을 대거 초빙해 진행됐다.

우하리 분청사기 가마유적의 학술 발굴조사는 ‘세종실록지리지’의 ‘중품(中品)’ 자기소로 비정되던 유적으로 ‘상품(上品)’ 자기소에 추정되는 모동면 상판리 자기유적 발굴조사(2015~2016년)에 이어 지난 5월부터 우하리로 옮겨 진행하고 있는 발굴조사다.

조사 대상지는 관촌마을 동쪽에 있는 야산 구릉 북서쪽 하단부인데 이번 조사를 통해 가마유구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폐기장 1개 구역과 5000여 점의 유물이 출토됐다.

가마유구는 1980년대에 경작을 위해 주변 저수지와 논을 개간하고 수로를 내는 과정에서 전체적으로 파괴됐으며 폐기장은 양 구릉 사이의 곡부에 북→남, 동→서쪽 방향으로 퇴적된 것으로 사료된다.

출토 유물은 분청사기 발과 접시가 주를 이루고 고급 도자기로 분류되는 화분 받침과 의자, 베개, 제기 등 특수 기종도 다수가 확인되고 있다.

또한 명문자기도 다수 출토됐는데 조선 시대 궁중음식을 담당하던 관서인 사선서(司膳署)에 납품한 것임을 증명하는 명문 ‘司膳’과 ‘長’, ‘大’ 등을 새긴 명문자기가 확인됐다.

특히 상주에서는 처음으로 분청사기에 상주(尙州)의 지명인 ‘尙’명자를 새긴 명문자기가 출토돼 주목되고 이외에 소량이기는 하나 흑유자기편과 도질토기편, 백자편도 확인되고 있다.

학술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박경자 문화재청 감정위원은 “우하리 유적에서 자기가마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폐기장에서 출토되는 유물의 기종이나 품질은 현재까지 조사된 전국 분청사기 가마유적 출토품과 비교해 볼 때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조선 시대 분청사기의 위상을 볼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유물이 출토된 만큼 체계적인 보존과 정비가 요구된다”고 지적한 뒤 “모동 상판리 자기가마와 함께 향후 문화재 지정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전옥연 상주박물관장은 “문화재 지정을 하려면 문헌에서 확인되는 ‘상·중품 자기소’의 개념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데 향후 출토 유물정리와 보고서 작성 작업 등이 끝나면 상주지역에 있는 중품자기소의 성격과 특징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 축적으로 전면적인 검토가 가능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성대 기자
김성대 기자 sdkim@kyongbuk.com

상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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