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흥해 주민들 "곡강천 범람 침수 등 막대한 태풍피해"
농어촌공사 "'농업용수확보' 목적상 비울 수는 없어" 해명

지난 6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 곡강천 인근 한 비료공장에 강물이 범람하면서 공장 마당에 물이 가득찬 모습.
태풍 ‘콩레이’가 지난 주말 경북 동해안을 지나가며 막대한 피해를 초래한 가운데 포항시 북구 흥해읍과 신광면 일부 주민들이 신광의 대형 저수지인 용연지의 늑장 방류로 하류 강이 범람해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태풍 콩레이가 지난 5~6일 포항에 총 276.8㎜의 비를 뿌려 포항에는 농경지 368.3㏊가 피해를 입고 주택도 21동이 침수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흥해읍 곡강천이 6일 정오께 범람해 둑에 인접한 비료 제조 전문 업체 K사는 건물과 마당에 성인 어깨까지 물이 가득 차 210t가량의 비료 원재료가 젖어 못 쓰게 됐다.

또 원료를 운송하는 컨베어 벨트 8대, 지게차 2대와 각종 기자재도 고장 나 자체 추산 3억~4억 원 가량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10일 현재 해병대와 자원봉사자들이 공장을 청소하며 복구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설비 수리와 자재 재구매 등 정상화에는 최소 보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또 곡강천 강변에 조성된 코스모스밭 1만6500㎡(5000평)가 유실되고, 강변에 설치된 족구장 등 체육시설 철제 펜스 300m와 우레탄 바닥 500m 도 파손돼 흥해읍은 철거작업을 하고 있다.

K사 관계자는 “곡강천 상류의 용연저수지 물을 태풍이 오기 전 시간을 두고 미리 방류를 하지 않아 6일 한꺼번에 강물이 몰려 넘치면서 손 쓸 사이 없이 회사가 물에 잠겨 막막하다”며 “이번 태풍보다 비가 많이 온 20여 년 전 글래디스는 물론 더한 비가 왔던 다른 때에도 이런 범람은 없었다. 저수지 물을 잘못 관리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저수지 인근 신광면 호리 마을 주민들도 이번 비로 저수지 물이 넘쳐 4가구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호리 마을 주민들도 “비가 쏟아지던 6일 오전 농어촌공사에 가득 찬 저수지 물을 빨리 방류를 해야 한다고 수 차례 연락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며 오후 2시쯤 돼서야 방류를 시작했다”며 “방류가 늦다 보니 저수지 물넘이 구간 만 해도 막대한 물이 넘쳐 침수 피해가 커졌고 인근 용천지 저수지도 관리를 잘못해 피해가 입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역시 늦은 방류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저수지 관리를 담당하는 한국농어촌공사 포항·울릉지사 관계자는 “태풍 직전 용연저수지에 물이 88%가량 많이 차 있었던 것은 맞지만 ‘농업용수확보’라는 목적상 저수지를 비울 수는 없다. 태풍이 온다고 비가 온다는 확신도 없고, 방류한다고 해도 하루 2%가량만 빠져 큰 의미가 없었다”며 “태풍 상륙 당일인 6일 정확한 시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하류 지역인 흥해읍 피해를 줄이기 위해 3회에 걸쳐 조금씩 나눠 방류한 것은 맞다”고 해명했다.

한편 신광면 호리에 위치한 용연저수지는 수혜면적 1283.7㏊, 계획저수량 696만1000t의 포항에서 가장 큰 저수지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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