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센다이 지역에 핀 벚꽃.로이터=연합
봄에 만개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일본의 벚꽃이 일부 지역에 벌써부터 피는 현상이 나타났다.

19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일본 기상 전문업체인 웨더뉴스가 최근 조사한 결과 300명이 넘는 일본인들이 벚꽃이 핀 것을 봤다고 한다.

특히 로이터통신 등 외신을 포함한 현지 매체들은 센다이(仙台) 등 일부 지역에서 흰색과 분홍색의 화사한 꽃봉오리가 피어난 신기한 현상을 카메라와 영상에 담아 소개하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태풍과 고온 등의 이상 기후가 원인일 것으로 기상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일본화훼협회 나무 전문가인 와다 히로유키는 예년과 다른 기후 패턴이 이러한 벚꽃의 ‘깜짝 개화’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고 NHK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분석했다.

최근 일본 열도를 잇따라 강타한 ‘제비’ 등 태풍들이 봄이 오기 전 꽃봉오리가 열리는 것을 막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나뭇잎들을 다 떨어트려 버렸거나, 태풍이 머금은 짠물이 나뭇잎의 호르몬 분비 기능을 약화시켰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태풍이 지나간 뒤 고온 현상이 나타난 것도 벚나무가 ‘꽃이 피어야 한다’는 착각을 하게 만든 요인이 됐을 수 있다고 와다는 말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지난 6일 태풍 ‘콩레이’가 지나가고 난뒤 동해안 등 일부 지역에 낮 최고기온이 36도를 넘는 등 이상 고온 현상이 발생해 10월인데도 온열질환 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다섯 달이나 일찍 꽃망울을 터트린 벚나무는 내년 봄에 다시 꽃이 피지는 않지만, 그러한 나무들은 일부여서 전 세계 관광객들을 맞는 벚꽃 시즌에 그다지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와다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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