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밴드 ‘더 이스트라이트’의 이석철 군이 19일 서울 종로구 변호사 회관에서 소속사 프로듀서 등의 멤버 폭행 피해 관련 기자회견을 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
10대 보이밴드 더이스트라이트가 소속사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로부터 상습적인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사건이 일파만파 번졌다. 소속사는 과거 프로듀서의 폭행이 있었지만 재발되지 않았다고 했으나 이 해명은 19일 멤버 이석철(18·드럼)이 기자회견을 열어 증언하면서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고등학교 3학년인 이석철은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남강 정지석 변호사와 함께 이날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프로듀서로부터 연습실, 녹음실, 옥상 등지에서 야구방망이와 철제 마이크 등으로 엎드려뻗쳐를 해 상습적으로 맞았다”고 피해 사실을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 자리는 전날 멤버들이 미디어라인 김창환 회장에게서 폭언을 듣고 담당 프로듀서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마련됐다. 미디어라인은 프로듀서의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표를 수리했지만, 김창환 회장이 폭행을 방조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석철은 “친동생인 이승현(더이스트라이트 베이시스트)은 5층 스튜디오에서 감금돼 프로듀서에게 온몸을 맞았다”며 “보컬도 몽둥이로 머리를 맞아 피를 흘렸다. 데뷔 무렵 내 목에 기타 케이블을 감아 잡아당긴 사실도 있다. 프로듀서가 연주가 틀리거나 하면 목을 졸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창환 회장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폭행 현장을 목격하고도 ‘살살해라’ 하며 방관했다”고 말했다.

또 “부모님께 알리면 죽인다는 협박도 상습적으로 받았다”며 “우리는 현재 합숙을 안 하고 각자 조그만 원룸에 사는데 부모님이 주말마다 올라와 내 목 피멍 상처를 봤는데 협박에 겁이 나고 두려워서 어머니께 말을 못 했다. 이승현은 협박과 폭력에 트라우마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울컥했다.

이석철은 이어 “지속해서 폭행, 협박, 아동학대, 인권 유린을 당했다”며 “리더로서, K팝 가수로서 사랑하는 멤버, 동생이 당한 상처를 방관할 수 없다. 더이상 K팝 신에서 아동학대와 인권 유린이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변호인인 정지석 변호사도 2015년 3월부터 2017년 6월까지 10건의 피해 사실을 나열한 뒤 “이승현은 (2017년 6월) 전치 20일 상해진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폭행당한 증거에 대해 이석철은 “맞았던 몽둥이 사진과 (멤버들, 김창환 회장과의) 녹취는 갖고 있지만 회사에 CCTV가 없어 폭행 CCTV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직원들은 몰랐느냐는 물음에는 “담당 프로듀서가 우리를 관리해 직원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멤버 모두 신고하고 싶었지만 꿈이 망가질까봐”라며 “주위에서 응원해주고 성공하라고 메이저 시장에 보내줬는데…. 신고 못하는 게 슬펐다. 우리끼리 속에 담아뒀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정 변호사는 소속사의 재발 방지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되레 지난해 폭행 사실로 물러났던 프로듀서가 이달 다시 복귀했고 이에 항의한 이승현을 퇴출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석철 역시 밴드 활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정 변호사는 현재 이석철, 이승현 형제만 형사 고소를 준비 중이라면서 “준비 과정이 새나가 역공을 받을까봐 다른 멤버들과 상의를 안했다. 이후 동참한다면 같이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더이스트라이트는 이은성(보컬), 정사강(보컬, 기타), 이우진(보컬, 피아노), 이석철(드럼, DJ), 이승현(베이스), 김준욱(기타)으로 이뤄진 6인조 10대 영재 밴드다.

김창환 회장은 1990년대 김건모, 박미경, 클론 등을 배출한 유명 작곡가 겸 음반제작자로, 가요계는 주류 기획사에서 미성년자를 상대로 이같은 폭행이 일어난데 대해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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