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법인세 크고 GDP·OECD 평균보다 증가율 높아
일정비율로 통제하는 준조세관리기본법 제정 등 시스템 마련 시급

우리나라 국민이 준조세로 세금의 42%를 추가로 내는 등 부담이 과중해 통제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1일 ‘준조세 추이와 정책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준조세 규모가 소득세나 법인세보다 크고 증가율도 국내총생산(GDP)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높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준조세 규모는 조세총액의 42%에 해당한다.

조세 이외의 모든 금전지급 의무를 의미하는 ‘광의 준조세’의 경우 소득세(68조5000억 원)의 2.0배, 법인세(52조1000억 원)의 2.6배 수준이다.

광의 준조세에서 납세자가 반대급부를 얻거나 원인을 제공해 부담하는 금전지급 의무를 제외한 ‘협의 준조세’는 소득세의 0.8배, 법인세의 1.1배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전체기업의 2016년 당기순이익(220조1000억 원)과 비교하면 광의 준조세는 61.3%, 협의 준조세는 25.3% 수준이며 전체 설비투자(135조 원) 대비로는 광의 준조세가 99.9%, 협의 준조세는 41.2% 규모다.

광의 준조세는 2005년 59조7000억 원에서 2016년 134조9000억 원으로 늘어 연평균 7.7%의 증가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협의 준조세는 22조 원에서 55조6000억 원으로 연평균 8.8% 증가했다.

이 기간 준조세 연평균 증가율은 GDP 연평균 증가율(5.4%)보다 광의 준조세가 2.3%포인트, 협의 준조세는 3.4%포인트 각각 높았다.

구성요소별로 살펴보면 2016년 기준으로 광의 준조세와 협의 준조세 모두 사회보험료의 비중이 각각 76.5%, 89.5%로 가장 컸다.

구성요소별 연평균 증가율(2005∼2016년)도 광의 준조세 사회보험료가 8.6%, 협의 준조세 사회보험료가 9.1%로 다른 항목에 비해 높았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의 GDP 대비 사회보험지출 비율은 6.9%로 스위스(6.8%), 영국(6.3%), 미국(6.2%), 캐나다(4.8%) 등 선진국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 기준 총임금대비 노사 세금·사회보험지출 비율 또한 18.8%로 미국(16.0%), 스위스(12.5%), 호주(6.0%), 덴마크(0.8%)보다 높게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사회보험지출 비율의 연평균 증가율(2000∼2016년)은 4.2%로 OECD 평균(0.5%)보다 8배 이상 높은 동시에 OECD 회원국 중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총임금대비 노사 세금·사회보험지출 비율의 연평균 증가율(1.1%)도 아이슬란드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 상무는 “준조세는 규모가 크고 증가속도가 빠른 데다 종류가 많고 부과과정과 사용처 등이 불투명한 경우가 많다”며 “준조세 총액을 조세총액의 일정비율 수준으로 통제하는 내용의 ‘준조세관리기본법’을 제정하는 등 관리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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