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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상은 전 호미수회장
며칠 전 한 통의 초청장을 받았다. ‘제1차 한-러 지방협력포럼’이 포항에서 열린단다. 국내 광역단체들과 극동러시아의 일부 주(州)에서 대거 참석하는 것은 물론 두 나라의 여러 대기업도 참석하여 향후 북방경제협력의 활성화를 위하여 머리를 맞댈 예정이라고 한다. 이렇게 큰 행사가 포항에서 열린다는 소식에 반가움이 앞섰다.

문재인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통하여 정부 간의 교류가 중요한 만큼 두 나라 지역 간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 역시도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창설에 합의한 것이 ‘한-러 지방협력포럼’이라고 한다. 그 첫 번째 포럼이 포항에서 열린다는 자체가 역사적인 일이자, 포항이 문을 연 이래 최대의 이벤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이와 함께 포항시는 과거에 남·북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경제협력사업을 무난하게 진행한 것과 그동안 다양한 국제행사를 개최한 경험이 많았던 점, 그리고 동해권역 유일의 컨테이너 항만인 영일만항을 비롯한 국제물류기반이 어느 정도 갖춰진 점이 포럼의 첫 개최지로 선정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나라 안팎으로 모두가 어렵다고들 하는 가운데 우리 포항은 주력이었던 철강산업의 침체로 더욱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열리게 되는 이번 포럼은 여러 가지로 희망과 기대감을 갖게 한다.

필자의 경우도, 벌써부터 포항시가 이번 ‘한-러 지방협력포럼’을 시작으로 한-러 양국은 물론 두 나라 지방간의 경제·통상 및 문화·교육·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는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는 가슴 설렘이 앞선다.

얼마 전, 언론을 통하여 이강덕 시장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2018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했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있다. 포항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크루즈와 정기페리 노선을 제안하고, 이 길을 통하여 다양한 인적교류를 비롯한 북방경제협력의 이니셔티브를 잡기 위하여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고 한다.

포항시가 보여준 그동안 일련의 움직임은 이번 ‘제1차 한-러 지방협력포럼’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하여 지진과 철강경기 침체로 위축된 포항지역에 희망과 활력을 불어넣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필자는 과거에 중국 몇몇 도시의 경제고문으로 활동한 적이 있다. 요즈음도 그렇지만 그때 당시도 중국은 ‘세계의 공장’, ‘세계 경제의 오아시스’로 불릴 만큼 활발한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투자유치와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 땀 흘리던 중국 공무원들과 시민들의 모습에서 받은 감동은 아직도 생생하다. 중국은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경제 분야에서만큼은 더 이상 만만디(慢慢的)가 아니다. 오히려 가속페달을 밟은 자동차보다 더 빠르게 무한질주를 하고 있다.

특히 공무원들의 변화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흡사 70년대 해외에 상주했던 우리 상사원들을 보는 듯했다. 그들이 말하는 모든 화제의 중심은 투자유치와 지역(중국)발전이었다. 심지어 치안을 책임지고 있는 공안원들의 관심사도 ‘경제’였다.

최근 우리 포항의 공무원들이 보여주는 발 빠른 모습은 마치 오래전에 필자가 감동을 받았던 중국 공무원들보다 훨씬 뛰어난 것 같다. 가만히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지 않고, 직접 나가서 손님을 모셔오고 있고 때문이다. 철강산업을 넘어 새로운 도약을 위해 열성을 다하는 공무원들의 의지와 노력이 돋보인다.

이번 포럼에서는 앞으로 오랫동안 남을 역사적인 ‘포항선언’이 발표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포항선언’이라는 말 자체가 우리 ‘포항’이 환동해의 중심이자, 북방경제교류의 중심임을 나타내는 말이 아닌가.

이번 포럼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하여 지역의 발전이 속도를 내기를 바란다. 그래서 어서 빨리 고향인 포항 앞바다를 출발하여 연해주를 잇는 뱃길에 몸을 싣고 싶다. 시베리아를 달려 유럽으로 이어지는 시베리아횡단 열차를 타고 달리고 싶다. 그 마음을 담아 응원한다.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우리 포항에 환동해 중심도시를 상징하는 힘찬 도약의 해가 떠오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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