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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레이스를 가다] 29. 경주 도리마을

떠나가는 가을이 남긴 황금빛 세상…놓치면 후회합니다

이재락 시민기자   |   등록일 2018.11.1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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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포토존
경주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도리마을은 해마다 이맘때 황금빛으로 뒤덮이는 동네다. 마을 곳곳에 심어진 은행나무 숲 때문이다. 나무들이 아직은 그리 크거나 굵지 않고 잎들은 다소 듬성듬성하지만 널찍하게 숲을 이루고 있어서 온통 황금빛 장관을 이룬다. 공식 관광명소가 아니어서 알음알음 사람들이 찾는 곳인데 각종 SNS에서는 이미 난리도 아닌 곳이다. 그 덕에 해마다 방문객들이 급증하고 있다.

은행나무들을 심은 간격이 좁아서인지 가로 생장보다 위쪽으로 쭉쭉 뻗어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숲의 가운데에서 자라는 나무들은 잎도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그에 비해 바깥쪽에 있는 나무들은 햇볕을 많이 받아서 비교적 굵고 잎도 풍성하다. 그래도 나무들이 모여서 숲을 이루고 있으니 안쪽 바깥쪽 온통 노란색이 풍성하다.

마을에는 총 9개의 은행나무 숲이 있다. 입구 쪽에서 마을길을 따라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오면 가장 큰 숲이 있다. 여러 군데의 숲 가운데 사람들이 가장 북적이는 곳이다.

숲으로 들어가면 눈부시게 노란 세상이 펼쳐진다. 바닥은 이미 황금빛 양탄자가 깔렸고, 주변 사방도 노란 벽지가 둘러저 있으며, 하늘을 올려다봐도 노란색 지붕이 덮여있다. 도심에서도 은행나무 가로수를 많이 볼 수 있지만 이렇게 숲을 이루고 사방이 온통 노란색인 공간은 찾기 힘들 것이다. 이 노란 공간 속으로 들어온 사람들은 평소와는 다른 공간에서 일상을 잠시 잊을 수 있다.

이곳은 사진촬영의 명소로 알려졌다. 많은 프로사진작가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사진가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커다란 삼각대를 받치고 새카만 SLR 카메라로 신중한 사람도 있고, 가볍게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진기로 찍든 멋진 공간에서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도리마을 안쪽의 큰 숲
도리마을 안쪽의 가장 큰 숲에는 가운데 즈음 나무의 간격이 약간 넓은 곳이 있는데, 이곳이 베스트 포토존이다. 양옆으로 은행나무 기사단들이 도열해 서 있는 듯하고, 그 아래에는 노란 황금빛 양탄자가 깔려 있는 듯하다. 배경을 흐릿하게 날리는 아웃포커싱이 잘 되는 카메라와 렌즈를 이용한다면 제법 멋진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곳이다.
사진촬영의 명소
한 해 동안 제 역할을 다하고 땅바닥으로 떨어진 낙엽 위에 내려앉은 한 줌의 가을 햇살이 눈 부시다. 색채는 시각적 자극이지만 사람에게 전달되는 심리효과가 있는데 특히 노란색은 자신감을 북돋워 주는 역할을 한다. 부정적인 생각을 몰아내고 낙천적인 태도를 가지게 해주기도 한다. 무언가 의기소침해지는 일이 있거나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다면 은행나무 숲에서 자신감을 팍팍 얻어 보면 좋을 것이다. 노란색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샘솟게 해주는 창조적인 색깔이다.
온통 노란 세상
일상에서 무언가 꽉 막힌 느낌이 든다면 반드시 이 숲에 들러서 막힌 곳을 뻥 뚫어보자. 또한 컬러테라피에서 노란색은 염증을 낫게 해주는 약리작용도 하고 있다. 관절염 등 염증 관련 약품들의 패키지 디자인들이 노란색인 이유다.
바닥에 깔린 황금 양탄자
육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상처와 염증을 가지고 있다면 이곳에서 노란색을 마음속에 가득 담아보자. 노란색은 치유의 색이다.
경주 도리마을
마을 입구와 곳곳에 마을 주민들이 각종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도리마을 청년회와 부녀회 등에서도 먹거리 장터를 운영하는 등 마을의 은행나무가 유명세를 타는 덕에 새로운 수익원이 생겨난 것이다.
마을 특산물 판매 노점
다른 곳처럼 매년 ‘은행나무 축제’ 같은 것이 열리면 좋을듯한데 아직 축제 규모의 행사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은행나무 숲이 민간의 소유이긴 하지만 경주시 차원에서 관광 자원화 시키고, 관련 콘텐츠를 만들고 육성하는 등 지원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용담정 입구
도리마을 하나만 보고 가기에 무언가 아쉽다면 가까운 용담정에 방문해보자. 도리마을에서 차로 약 13km 정도 달리면 되는 곳으로, 입장료와 주차료를 내지 않아 부담 없고 가을 분위기를 한껏 느끼기에 좋은 곳이다. 주차장을 가득 메운 차량으로 나름 유명세를 짐작할 수 있다. 사실 도리마을보다 덜 알려진 곳으로 아는 사람만 찾아가는 숨은 명소이다.
용담정 걸어가는 길
현곡면의 구미산 자락에 자리 잡은 용담정은 동학을 창시한 수운 최제우 선생이 천도교를 처음으로 시작한 곳으로 천교도 최고의 성지다. 당시 천도교의 신도들이 급격하게 늘어남에 따라 수운 선생은 혹세무민의 죄목으로 41세의 나이에 참형을 당한다. 그 이후 황폐하게 방치되다가 1974년 구미산 일대가 경주국립공원에 편입이 되면서 성역화 작업이 진행됐다. 가까운 곳에 수운 선생의 생가터도 있으니 다녀가도 좋을듯하다.
용담교와 용담정
용담정의 입구인 포덕문에서 용담정이 있는 안쪽까지 걸어 들어가는 길의 거리는 약 700m 정도. 입구부터 화려한 단풍이 눈을 즐겁게 하며, 들어가는 길에도 계곡을 따라 고운 단풍이 알록달록하게 수 놓여 있어 종교와 상관없이 가을 분위기를 만끽하기에 좋은 곳이다.
사각정 가는 길
수도원을 지나고 성화문을 통과하면 푸른 상록수 숲길이 펼쳐지는 약간의 오르막길을 걸어야 하는 것이 살짝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거리가 짧아서 걸을만하다. 길의 끝에는 용담정과 사각정 정자 건물이 있다. 그 앞에 흐르는 계곡과 주변 조경이 볼만하다. 용담교 다리를 건너면 용담정이다. 학생들로 보이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건물 안에서 강연을 듣고 있다.
사각정의 단풍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동학의 인내천 사상은 평등사상을 강조하고 있다. 이 사상이 양반, 상놈 하던 당시의 사회구조에서 피지배층에게는 환영, 지배층으로부터는 박해를 받았을 것이다. 이 갈등은 동학농민운동으로 불이 붙었다. 비록 혁명은 실패를 했지만 동학의 정신은 이후 항일의병운동으로, 3·1독립운동으로 계승됐다. 동학의 의미는 종교적인 이유보다 그동안 지배층들에게 순종하기만 했던 이 땅의 민초들이 눈을 뜨게끔 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에서 가치를 찾을 수 있겠다.

올해 단풍은 유난히 색이 짙어서 전국 어딜 가나 눈이 호강하는 듯하다. 단풍이 아름다운 것은 보여주는 기간이 짧기 때문일 것이다. 사시사철 울긋불긋하면 무슨 감동이 있겠는가. 우리네 인생이 아름다운 이유도 이와 같으리라. 지금 이 순간 인생의 핫플레이스에 서 있는 당신, 지금 여행하라.
▲ 글·사진= 이재락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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