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다고 진실 외면할 수 없어"

문재인 대통령은 “식민지 시대는 한일 모두에게 아픈 과거지만 아프다고 진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며 “양국이 역지사지의 자세로 정의와 원칙을 바로 세운다면 마음을 터놓는 진정한 친구가 될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청와대가 19일 밝혔다.

앞서 교도통신은 문 대통령이 18일 서울 시내에서 열린 한일·일한협력위원회 합동총회에 ‘한일관계를 위해 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취지의 서면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한 바 있으며, 청와대에서는 하루가 지난 19일 문 대통령의 서면 축사 전문을 배포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지난달 말 한국 대법원의 징용배상 판결 이후 한일관계 긴장감이 높아지는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서면 축사에서 “한국과 일본은 가까운 이웃이며 양국 교류의 역사는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해왔다”면서도 “양국의 오랜 우호 협력의 역사 속에는 불행한 시간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속 가능하고 견고한 한일관계를 위해서도 우리는 진실과 마주해야 한다”며 역지사지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한반도와 동북아에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오랜 갈등을 종식하고, 평화와 화합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며 “동북아의 번영을 위해 큰 노력을 기울여 온 일본의 건설적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관계도 양자 차원을 넘어 더 큰 단계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런 의미에서 ‘동북아 정세와 한일관계의 미래’라는 합동총회의 주제가 시의적절하다”며 “한일협력으로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지혜와 경륜을 나눠달라. 좋은 방안이 국민에게 잘 전달되고 실천되도록 힘써달라”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 또, “요즘 한국의 가을 단풍이 아름답다. 이번 단풍은 무더위를 지나며 더욱 선명하고 고와졌다”며 “한국의 가을을 일본 대표단과 나누게 돼 아주 기쁘다. 여러분의 수고에 힘입어 한일관계가 더 깊고 단단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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