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약 먹고 졸음운전 사고

4월 4일 오후 대구 북구 침산동 백사벌네거리 인근 도로에서 택시가 전신주와 충돌해 주변 전신주 가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인근 공장에 전력수급이 되지 않고 도로가 통제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경북일보 DB.
고혈압 약을 먹고 졸음운전을 하다 전신주를 들이받은 택시기사가 처벌을 면하게 됐다. 손해배상금 전액을 보상할 수 있는 보험이나 공제에 가입한 덕분이다.

대구지법 제4형사단독 이용관 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61) 사건의 공소를 모두 기각했다고 19일 밝혔다.

사건은 7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4월 4일 오후 2시 44분께 고혈압 약을 복용하고 대구 북구 침산동 도로를 운행하던 중 졸음운전으로 전봇대를 들이받았다. 이 전봇대가 도로로 넘어지면서 다른 전봇대 3대 등 모두 4대가 파손됐고, 인근 고압전선도 땅으로 떨어지면서 뒤따르던 차량과 간판과 조형물, 가로수 등이 부서졌다. 피해액이 6천66만3000원 상당에 달했다.

검찰은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는 과로, 질병 또는 약물의 영향과 그 밖의 사유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로 운전을 해서 사고를 내 업무상의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며 A씨를 재판에 넘겼다.

법원은 공소를 기각했다.

이 판사는 “피고인이 가입한 공제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금 전액을 보상하는 공제에 해당하며,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 규정을 위반해 무효인 때에 해당하므로 공소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실제 전봇대 파손 피해를 입은 한국전력은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 연합회 공제조합으로부터 1717만 원 상당을 받고 처벌불원 의사를 밝혔고, 나머지 손해액은 1393만 원 정도가 남았다. 법원은 A씨가 든 공제의 사고 당 보상한도 금액인 5000만 원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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