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사고 총 7033건, 경기도 이어 두번째로 많아
적발 건수 감소세와 대조적···시동잠금장치 등 대책 시급

포항의 한 현직 경찰관이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가운데 음주운전 재범률이 꾸준히 오르고 있어 전반적인 사회인식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4일 새벽 1시 20분께 포항시 남구 효자동 효자네거리 인근 골목길에서 포항북부경찰서 소속 A경위가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포항북부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것은 2년 사이 네 번째다.

지속적인 특별음주운전단속을 통해 적발 건수는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재범률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전국에서 발생한 24만6283건이었던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지난해 20만5187건으로 20%가량 감소했다.

그러나 재범률은 2012년 42%에서 지난해 44.7%로 5년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음주운전이 교통사고로 이어진 경우의 재범률 또한 굉장히 높았다.

경찰청의 ‘2015~2017 지방청별 음주운전 사고 재범률 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경북·대구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7033건이다.

이 중 46.7%(3283건)가 재범사고였으며 21.4%(1508건)는 3회 이상 재범사고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별 음주운전 재범 교통사고 건수를 비교했을 때 경북이 2105건으로 경기도 7147건, 서울 3578건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많았다.

또, 음주운전 교통사고 재범률은 경북이 47.5%를 기록하며 경남(50.2%) 다음으로 가장 높았고 3회 이상 재범률 또한 대구(21.7%)와 경북(21.3%)이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각각 2위와 3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렇듯 음주운전으로 처벌을 받았음에도 다시 술에 취해 운전대를 잡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위법 행위가 결국 둔감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처음 음주운전을 할 때 가장 큰 갈등과 고민을 겪지만 단속에 걸리지 않을 경우, 이 행동이 위법이라는 사실에 둔감화가 일어나며 습관처럼 반복하게 된다.

결국, 첫 음주운전을 행동으로 옮기는 여부에 따라 다음 음주운전으로 연결될지, 아닐지를 가르는 중요한 열쇠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이와 관련, 일부 선진국에서는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운전자가 자동차 시동을 걸지 못하도록 음주측정기와 시동 시스템을 연결한 시동잠금장치를 도입해 효과를 보기도 했다.

시동잠금장치 도입을 의무화한 미국의 뉴멕시코 주는 장치를 도입하기 전인 2002년에 발생한 음주운전 사망자는 225명이었으나 장치 도입 후인 2010년 사망자가 140명으로 감소했다.

또, 애리조나 주에서도 2007년 399명이었던 사망자가 장치 도입 후인 2014년에는 199명으로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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