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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배부른 고양이와 배고픈 쥐

한정규 문학평론가   |   등록일 2019.01.0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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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규 문학평론가
고양이는 쥐의 천적이다. 고양이 앞에 쥐는 오금을 저려 도망치지도 못하고 부들부들 떨기만 한다. 그래서 강자 앞에 약자를 두고 ‘고양이 앞에 쥐라는 말을 한다.’ 그만큼 쥐는 고양이를 무서워한다. 그런 쥐도 배가 고프고 막바지에 몰리면 죽기 살기로 고양이에게 덤빈다.

쥐가 고양이에게는 최고로 좋은 음식이다. 그런데 요즘 고양이가 시대를 잘 만나 병원균이나 퍼트리는 쥐 같은 것 잡아먹지 않아도 먹고사는 것 걱정 없다.

산업화와 과학화로 사람들의 삶의 질이 좋아지자 그 혜택 동물들도 빼놓을 수 없다. 바닷가 갈매기도 새우깡을 먹고 살고 호수 물고기도 카스텔라와 비스킷을 먹고 산다.

동물 중에서도 가장 문명의 혜택을 크게 받는 것은 개다. 개는 여자들에게 부모 자식 남편보다도 더 소중한 존재가 됐다. 개에 비하면 고양이는 천덕꾸러기다. 한때는 사람들로부터 귀염을 독차지했던 적도 있었던 고양이가 언젠가부터 대부분 안방을 개에게 내주고 집 밖으로 쫓겨나 들고양이 신세가 됐다.

비록 집 밖으로 쫓겨나기는 했어도 쥐 같은 것 잡아먹지 않아도 먹을 것 지천이다. 쓰레기통이나 뒤져 먹기는 해도 먹고 사는 일 걱정 없다.

날씨가 제법 따뜻한 늦은 봄날이었다. 치킨이며 족발로 배를 가득 채우고 햇볕이 내리쬐는 숲 속에 고양이가 누워 스르르 잠이 들어 비몽사몽 하는데 입가가 간질거려 눈을 살짝 떠보았더니 먹다 남은 치킨을 보고 쥐란 놈이 그 앞을 왔다 갔다 하며 뜯고 있었다. 고양이가 그걸 보고 그래 오직 배가 고프면 감히 내 앞에, 그래 마음 푹 놓고 어서 뜯어 먹어라 그리고 모르는 척 눈을 감고 코골이 흉을 냈다.

고양이가 갑자기 천사가 됐다. 순간 쥐가 고양이 콧등을 밟았다. 고양이는 고개만 좌우로 내 저으며 쥐 너 좋은 말로 할 때 이제 그만 먹고 저쪽으로 가지 못할까? 그렇게 쥐를 타일렀다.

고양이가 그런데도 배가 고픈 쥐는 천적인 고양이가 조금도 두렵지 않은 듯 고양이 코앞에서 치킨 뼈에 붙은 살점을 뜯었다.

하이에나 몇몇 육식 포식자를 제외하고 대부분 동물은 배가 부르면 더 이상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먹을 것이 눈앞에 있어도 본척만척해 버린다.

반면 배가 고프면 목숨을 걸고 먹을 것에 집착을 한다. 우선 고픈 배를 채우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먹을 것을 찾아 나선다. 그것이 동물들의 본능이다.

그런데 사람이라는 동물은 다르다. 배부른 자가 배가 터지도록 먹고, 재물을 많이 가진 자가 더 많은 것을 가지려 욕심을 부린다. 정치권력을 가진 자가 더 많은 권력을 가지러 한다. 그런 면에서는 고양이나 쥐만도 못하다. 터무니없이 욕심을 갖지 않은 그런 것 고양이를 보고 배워야 한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에게 절대적인 건 없다. 지렁이와 같은 미물만 못한 점 적지 않다. 인간이 쥐나 고양이 보다 못해서는 안 된다.

분명한 건 사람도 고양이와 개처럼 고양이 개꼴 되고 개 고양이 꼴 될 수 있다는 것, 그렇게 엎치락뒤치락하는 것 그게 세상이다는 것, 잊어서는 안 된다. 있을 때 잘해 그 말이 번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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