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마당가 숲에서 튀어나온
송장메뚜기를 가지고 노는 강아지처럼


여름날 창문으로 날아든
매미를 가지고 노는 고양이처럼


당신은 내 마음을 가지고 놀아요
내가 얼마나 아픈지 헤아리지도 않고





<감상> 하필 송장메뚜기를 가지고 노는 강아지라니. 회색 빛깔의 송장메뚜기(팥중이)는 무덤가에 많이 살았는데, 어릴 적에 모두 외면했다. 이 메뚜기를 강아지가 가지고 놀다가 외면하는 것처럼, 매미를 가지고 노는 고양이처럼 사랑하는 당신은 내 마음을 가지고 놀았지요. 내가 얼마나 아픈지 헤아리지도 않는 사랑, 내 마음을 몰라주니 너무나 미웠던 첫사랑이여! 하지만 미워하는 탓에 좋고, 외면하는 탓에 더 좋았던 그런 사랑.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기에 간절하기만 했던 당신은 지금 어디에? <시인 손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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