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천 최병국.png
▲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자유한국당이 해동(解凍)을 앞두고 꿈틀대고 있다. 주역에는 동짓날을 기점으로 봄이 시작된다고 했다. 만물이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최근 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실시한 지역조직위원장 공개 오디션에서 3040 출신들의 선전이 당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1차 실시한 15개소에서 강남을에 신청한 31살의 정원석 씨가 1점 차이로 상대인 정치인을 눌러 선발이 되는 등 절반에 가까운 7개소에서 정치에 첫 입문한 3040 출신들이 조직위원장으로 선발됐다.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2차로 현역의원 교체 대상 지역 21곳 가운데 12곳에 대해서도 신임 조직위원장을 임명했다. 나머지 9곳은 앞으로 3040 출신들의 영입을 위해 비워 두었다. 이번에 지역구가 교체된 곳 가운데 김무성 의원의 지역구(부산 중·영도) 경우 곽규택(48) 전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가 임명됐다. 친박의 홍문종(경기 의정부을), 윤상현(인천 미추흘을)의원 지역구에는 이형섭(40)변호사와 임정빈 전 인천시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또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 지역구(대구 동구을)에는 학벌이라고는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며 대한민국 명장(초정밀) 1호인 김규환 의원(비례대표}이 임명됐다. 전국 조직위 253개 중에 당이 발표한 조직위원장 교체대상 지역 79개소 중 55개소가 새 조직위원장으로 바뀌었다. 조직위의 교체가 본격화되면서 새 피를 수혈받아 침체해 있던 당의 혁신 분위기도 살아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15일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자유한국당에 입당을 했다. 황 전 총리의 입당으로 당 안팎에 활력이 생기고 있다. 다음 달 있을 당 대표 선출의 전당대회의 판도 커지고 있다. 벌써부터 ‘친황’그룹이 생겨나고 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여론전을 펼치며 눈치만 보고 있던 소위 ‘잠룡군’에서 일부가 당 대표에 출사표를 던질 준비를 하며 몸풀기에 나섰다. 오늘날 좌파정부가 꽈리를 틀도록 입지를 확고하게 하는데 큰 기여(?)를 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일찌감치 입당과 함께 추미애 지역구인 광진을에 조직위원장까지 맡아 국회의원회관을 돌며 발로 뛰는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서울시장을 중도 하차한 과거사에 대한 반성의 기미도 없다. ‘내로남불’의 대권욕에만 혼불을 쏟고 있는 모양새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도 당 안팎의 인사들과 인맥 쌓기에 분주하며 홍준표 전 대표도 설을 전후하여 거취 표명을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이미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시작한 유튜브의 ‘TV 홍카콜라’ 방송은 이미 16만 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계속 여세를 몰아가고 있다. 최근 방송을 시작한 유시민의 ‘TV 알릴레오’와 장외전에서 막상막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활동을 보면 대권 도전의 발판용으로 당권 도전에 나설 것이 유력해 보인다. 이 밖에 김무성 전 대표와 정우택 전 원내대표, 심재철 전 국회의장,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출마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음 달 전당대회에서 가장 큰 비중을 가진 인물로는 황교안 전 총리와 김병준 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등판이다. 황 전 총리는 입당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전체가 총체적 난국에 처해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적폐몰이만 하는 이 정권과 싸우는 강력한 야당이 되도록 하는 게 첫 번째 과제”라고 당 대표 출마의 변 같은 입당 소감을 밝혔다. 한마디로 당 대표선거에 출마의 의지를 밝혔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확실한 언질을 삼가고 있는 김병준 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도 황 전 총리의 입당으로 언행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전대 불출마 의사를 확실히 밝혔지만 최근들어 전대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여지를 두고 있다. 현역의원 물갈이와 당협위원장 ‘공개 오디션’ 등으로 당 지지율이 상승하자 주변으로부터 당 대표 출마 권유를 받는 실정이다. 김 위원장의 최종 목표는 차기 대권 도전에 있음을 알 수가 있다.

다음 달 초 설 연휴가 끝나면 한국당은 이래저래 전당대회 분위기에 휩싸이게 되고 항룡(亢龍)을 꿈꾸는 ‘잠룡‘들의 ‘너도나도 당 대표’ 출마로 한 판의 굿판이 크게 펼쳐질 것 같다. 지금 이 시점에서 당 대표를 꿈꾸는 잠룡들은 그동안 당 지지율이 밑바닥을 맴돌다 이제 겨우 상승 국면을 타는 이 기회에 선당후사(先黨後私)의 희생정신을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처럼 맞은 재기의 기회를 놓치게 된다.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김선동 kingofsun@kyongbuk.com

인터넷경북일보 기자입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