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33만1654원·대형마트 36만8108원
포항 죽도시장은 4만2817원 싸…시장은 품질·마트는 종류 장점

▲ 농특산물 비교
명절만 되면 장바구니 물가와 관련된 각종 조사자료가 쏟아져 나온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 25일 기준 전국 19개 지역 45개 전통시장과 대형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한 설 차례상 구매비용 조사결과 전통시장에서 제수를 장만하는 비용이 25만 4215원으로 대형유통업체(34만 9941원)보다 9만5726원 저렴하다고 밝혔다.

오랜 불경기에 10만 원 가까운 금액 차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정말 전통시장에서 제수 비용을 장만하는 비용이 그렇게 쌀까.

대구시가 29일 내놓은 ‘설대비 성수품 전통시장 vs 대형마트 가격비교’에 따르면 대구지역 전통시장에서 제수를 장만하는 비용은 33만1654원으로 대형마트 평균 가격 36만8108원보다 3만6454원 저렴했다.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농축수산물 15개 품목을 비롯해 생필품 12개, 개인 서비스 요금 5개 등을 비교해 조사한 결과다.

포항 죽도시장과 지역 한 대형마트를 방문·비교해도 전통시장 물가가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수산물·육류·채소·과일·떡·술 등 25품목에 대한 설 차례상 장만비용을 직접 비교한 결과, 죽도시장에서는 23만2733원으로 대형마트(27만5550원)보다 4만2817원을 아낄 수 있었다.

밀가루·술 등 대형 식품업체를 통해 생산된 제품 가격은 차이가 크게 나지 않았지만, 농·수산물의 경우 전통시장에서 보다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도 보탰다.

지난해 작황이 부진했던 사과·배는 개당 1500원대부터 5000원이 넘는 것까지 다양했고, 밤이나 곶감 등도 3000원부터 1만5000원까지 선택의 폭이 넓었다.

나물류 역시 중국산과 국내산의 가격차가 100% 까지 났다.

고사리의 경우 국내산은 1㎏에 2만원대인 반면 중국산은 절반가격인 1만원으로 판매됐다.

한 과일 가게 상인은 “우리가 파는 게 과일 상태도 괜찮고, 대형마트보다 싼 것도 많다”며 시민들을 불러 세웠고, 나물가게 상인들은 “국내산은 비싸니, 중국산으로 사도 된다”고 권하기도 했다.

의외로 죽도시장 수산물 가격이 높았지만 손님은 줄을 이었다.

문어 1㎏에 5만원대라던 한 상인은 “문어는 작을수록 더 저렴하다. 마트에서는 4㎏짜리 크고 맛좋은 문어는 찾기도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태포(1만원) 역시 대형마트(7360원)보다 비쌌지만 주부들은 직접 눈앞에서 손질해주는 믿음으로 전통시장을 찾고 있었다.

죽도시장에서 동태포를 산 전경희(여·62)씨는 “직접 손질하는 것을 눈으로 보고 구입할 수 있어 죽도시장을 찾았다. 수산물 품질은 전통시장을 따라오기 힘든 것 같다”며 “다양한 물건을 고르기에는 대형마트보다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제수용품보단 먹거리를 사러 온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죽도시장에서 육계를 판매하는 한 상인은 “설날 제수용 고기를 사기엔 아직 이르고 명절 하루이틀 전인 단대목에 사는 것이 좋다. 그때쯤 되면 바빠지겠지”라고 기대했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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