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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국회 탁상행정에 엘리트 체육 고사 위기

문체부, 성적지상주의 탈피 이유 KOC 분리·소년체전 폐지 발표
지방체육회 소멸로 내몰아 논란

이종욱 기자   |   등록일 2019.02.07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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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정부와 국회가 또다시 주먹구구식 스포츠정책을 추진, 엘리트 스포츠가 아사 위기로 내몰릴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팀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코치로부터 폭행 및 성폭력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뒤 스포츠계의 미투가 잇따르자 곧바로 대책을 내놓았다.

대책의 핵심은 스포츠계의 각종 문제가 성적지상주의에 기반한 엘리트 스포츠 시스템이 있다는 단순논리를 앞세워 대한체육회와 KOC(한국올림픽위원회) 분리 및 초·중학생의 스포츠 제전인 소년체전을 폐지하고, 전국체전 고등부를 ‘학생체육축제’로 변경하는 내용이다.

즉 문체부는 엘리트 국가대표의 국제대회 참가를 주로 관장하는 KOC를 대한체육회에서 분리시켜 독자 기구화하는 대신 대한체육회는 생활스포츠 및 국내 스포츠 증진에 힘쓰도록 해 균형을 맞추겠다는 이해하기 힘든 논리다.

얼핏 살펴보면 이 논리가 그럴듯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국가대표팀에서 폭력 및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자 이를 분리하겠다는 의미일 뿐 엘리트 스포츠에 대한 기본 개념은 아예 들어있지 않다.

즉 국가대표선수가 종목별 대표선발전을 통해 선발되는 기본 틀만 이해해도 이 같은 정책의 문제점이 확연히 드러난다.

문체부는 이에 앞서 지난 2015년에도 대통령 지시에 따라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 간 통합을 추진하면서 스포츠 선진국가들에 대한 밴치마킹 없이 수장만 통합시키는 이상한 행동을 했었다.

이로 인해 통합 3년째인 지금까지도 대한체육회는 물론 광역 및 지자체 체육회, 각 종목별 가맹경기단체 내부의 혼란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체부의 대한체육회-KOC분리 정책안은 다소의 차이만 있을 뿐 과거 엘리트 스포츠를 전담하던 대한체육회와 생활스포츠를 전담하던 국민생활체육회로 다시 분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에 앞서 국회는 지난해 12월 27일 전국 광역 및 지자체장이 지방체육회장을 맡을 수 없도록 하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확정·공표함으로써 1년 후인 내년부터 시행하도록 했다.

그동안 지방단체장들이 체육회를 선거조직으로 악용해 왔다는 지적이 잇따르긴 했지만 이 개정법률이 시행될 경우 한국 엘리트 스포츠는 사실상 말살당할 위기로 내몰리게 된다. 즉 지방체육회는 국내 엘리트 스포츠를 유지하는 기반조직이었지만 아무 대책도 없이 광역·지자체장의 체육회장 겸임을 제한할 경우 체육회에 대한 지원예산축소가 불가피해 엘리트 스포츠 기반이 무너지게 된다.

실제 대한체육회에 등록된 실업팀(977개)의 절반인 489개 팀이 지자체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광역체육회가 298개 팀으로 전체 실업팀의 80%를 지자체 및 광역체육회가 한국 스포츠를 전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스포츠와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일본의 경우 이미 오래전부터 지자체장이 체육회장을 맡지 못하도록 했지만 이에 앞서 체육회의 자생력 기반을 갖춰 놓았다.

일본 지방체육회는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지자체장은 고문으로, 도시 크기별 적정인원의 부회장을 선출한 뒤 호선 등으로 회장을 선출하고 있다.

또 지자체와 지역 기업 등의 주식회사 자본금 형태의 출연금으로 비영리법인으로 전환한 뒤 지자체가 관리하던 수영장 등을 위탁 운영토록 함으로써 자생력을 키워 놓았다.

반면 이번 국회가 통과시킨 국민체육진흥법상 광역 및 지자체장의 체육회장 겸임을 제한시키는 내용만 담겼을 뿐 이 같은 조치로 파생될 파장에 대한 대책은 전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이로 인해 대한체육회는 법 개정에 따른 태스크포스팀을 마련해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실상 대안 마련이 쉽지 않게 됐다.

결국 제도와 법을 만드는 정부와 국회가 제대로 된 연구나 이해도 없이 그때그때 땜질식 정책 만들기에만 급급, 한국 스포츠의 미래가 날로 더 어두워질 전망이다.

따라서 정부와 국회 모두 한국 스포츠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은 물론 전문연구기관과 스포츠전문가, 선수 등 스포츠 현장의 모든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종욱 기자

    • 이종욱 기자
  •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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