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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한 수필가
태어나서 늙어가고 병도 들며 돌아가는 생로병사의 과정을 밟으며 되풀이 반복 되풀이 하면서 알게 모르게 산다. 희로애락의 굴레 속에서 웃고 때로는 울며 사랑하고 실연도 당하며 술 한 잔에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삼세판 외치는 즐거움도 있기에 고달픈 인생 잊고 산다. 길다고 생각하면 장대같이 길고, 짧다면 몽당연필같이 짧은 고무줄 인생의 마라톤 여정 출발은 했고 도착하면 끝장난다.

선인들의 들은 이야기나 어록을 회고하면 삶이란 ‘영겁의 세월’ 같아 길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지나고 보면 ‘찰나의 세월’ 즉 화살 날아가듯 하는 잠깐 스치는 순간이지 꽂히면 허무한 인생 퍽이다. 흔히들 한 인간 일생의 삶의 과정이 마라톤 코스를 달리는 험난한 극기력으로 연상되기도 한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듯이, 출발부터 도착까지 끊임없는 자신과의 약속, 자기와의 도전의 싸움이다. 계속되고 이어지는 험난하고 고달픈 인생살이라고 입만 열만 외우도록 하는 이야기 신경질도 못 낸다. 지겹지만 맞는 올쏘다.

자신이 사는 사각 링 홈에서 총성 없는 경쟁에 이겨 누구나 우승자가 되고 월계관을 쓰는 것이 우리 모두의 바람이고 삶의 궁극적 희망이나 세상살이란 만만치 않아 자신이 마음 가는 대로 살아주지도 않을뿐더러 또 자기 뜻대로도 안 간다. 가족, 집안의 혈연 지연 학연으로 줄 세워 사회조직 테두리 안에서 간섭을 받고 풍습에 따라 얽매이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나 입신과 발전을 위해서는 물론, 공동체의 역할중재자, 기여자의 일원으로서 주어진 소임에 의무와 책임감을 가지고 부단히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성현군자도 철두철미하고 완벽하지는 않은데 하물며 보통사람이 크고 작은 고비에 부닥치다 보면 시행착오와 잘못을 저지를 수도 있다.

본다고 안 본다고 알게 모르게 그대로 숨겨서 되풀이되어 오래 간다면 결국은 돌이킬 수 없는 사고나 재앙을 겪어 땅을 치고 통곡하고 울부짖어도 소용없다. 보다 나은 삶을 위하여 잘못이 있다면 솔직히 드러내고 누구에게나 사과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제동장치 없이 흘러가는 뜬구름 같은 하염없는 세월 지나고 나면 부질없이 후회되고 아쉽다. 자신의 잘못과 허물은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고 사과하고 용서를 받아야 한다. 쓸데없는 고집과 아집, 허세 때문에 가슴에 맺힌 멍울을 자국으로 남겨 얼룩지게 해서는 평생 한으로 남아 부메랑으로 되돌아온다.

개똥밭에 굴러도 살아있는 이승이 좋다고 뭐니 뭐니 해도 내가 지금 숨 쉬며 존재하는 이 세상이 순간 현실이 제일 소중하다. 내가 살아 있기에 모든 것이 작동 가능하면 오케이다. 한 치 앞 생사를 모르는 인간의 생명은 강하고 모질게 질기지만 한 편으로 구겨진 종이처럼 나약하여 한 줌의 재와 연기로 사라지는 흔적도 없기에 인생 뭐! 없다가 정답이다.

대통령이나 갓난 아기나 누구에게나 공평한 공수래공수거 딱 한 번인 인생살이 하늘이 주는 천금이다. 아쉬움의 미련 골칫덩어리 던지고 사랑을 가꾸며 웃음 오고 울음 가는 행복 덩어리를 낚아 즐겁게 눈물 나도록 사랑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우리 모두의 염원이다. 별것 없는 인생살이 출발하여 운행 중 행복하게 사고 없이 무사히 천국 도착했다는 통보가 오길 우리가 내심으로 고대하는 인생 전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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