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노인·관람객 등 500여 명 북적…다도·차 시음 등 인기

▲ 참가자들이 찹쌀반죽에 (본래는 진달래꽃으로 하지만 아직 개화가 되지 않아)매화꽃을 부쳐 시식을 하고 있다.
옛날 찹쌀반죽에 진달래(참꽃)를 붙인 계절음식에 아름다움까지 덧붙인 선조들의 지혜와 낭만의 향연이 성주군 회연서원에서 펼쳐졌다.

성주군보건소 치매안심센터가 주관하고, 성주문화원, 성주여성유도회, 사단법인 한국서예협회성주지회가 후원한 ‘어머니, 손잡고 화전놀이 가요’행사가 지난 16일 오전 10시부터 늦은 오후까지 열렸다.

정영길 경북도의원과 김성우·도희재 성주군의원, 김이숙 성주군수부인, 김명순 보건소장 등이 참석했지만 일체의 축사와 소개 등 의식행사를 생략하면서 새로운 행사모델을 제시했다. 내방객의 편의제공에 잔뜩 공을 들인 주관기관의 흔적이 엿보였다.

완연한 봄을 알리는 매화꽃이 만개한 이 날 회연서원 일대는 500여명의 지역노인과 문경, 김천 등의 외지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활짝 개화한 매화꽃을 즐기는 회연(檜淵) 앞 초당의 매화 100그루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백매원(百梅園)의 운치는 찾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 잡기에 충분했다.

화전놀이, 전통부채 매화꽃 그리기, 다도와 차 시음, 매화향기 가득한 회연서원 탐방, 치매안심센터의 치매예방과 조기검진 등의 행사도 함께 제공돼 알찬 행사로 진행됐다.
화전놀이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행사가 열린 회연서원은 조선 중기 낙동강 중류지역 유학을 대표하는 한강(寒岡) 정구(鄭逑)선생이 학문을 닦고 강학하던 경북 성주군 수륜면에 있고, 특히 만발한 매화를 만끽할 수 있는 백매원은 찾는 이들의 마음을 봄기운에 스며들도록 하고 만다.

곽차순(65)성주 문화관광해설사를 따라 걸으며 선비의 혼이 담긴 회연서원을 거니는 동안 새삼 그림같이 아름다운 서원을 눈에 담으며 이를 만끽하기에 이른다.

무흘구곡 시작점인 봉비암 나무계단을 오르내리는 30분 정도의 코스를 접한 참가자들은 절경의 경관을 접하며 탄복한다.

회연서원 담벼락이자 백매원 마당에서 열린 담벼락 해금 합주공연은 이 곳을 찾은 이들의 발걸음을 끌어모으며, 매화향기와 더해진 아름다운 선율로 형언할 수 없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특히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24명의 서예협회성주군지부회원과 자원봉사자들의 섬세한 안내가 더해진 이 날 행사는 찾은 이들의 만족감을 더욱 높였다.

회연서원에서부터 가야산 줄기를 따라 내려오는 대가천 일원 제방 2㎞ 정도에 심어진 매화가 개화하는 내년도에는 많은 외지인들이 찾을 수 있는 보다 큰 내용의 행사로 내년 봄을 기약했다.

매화나무는 오래전부터 우리나라 각지의 야산이나 평지에서 자라나기도 하고, 또 선비의 집 뜰에 식재되어 관상용으로도 쓰이던 나무이다. 매화는 맑고 밝은 꽃과 깊은 꽃향기 때문에 선비나 화가들의 시·서(글)·화(그림)에 늘 등장할 만큼 사랑을 받아왔다. 무엇보다도 추위를 이기고, 꽃을 피워 봄을 먼저 알려주기에 불의에 굴하지 않는 의로운 선비정신의 표상이 되었다. 이렇게 지조와 절개 그리고 충성을 상징하는 나무인 매화나무는 혹한에도, 눈 속에서도 꽃을 피우므로 문인들이 시나 그림의 소재로 즐겨 사용하였고, 많은 사람이 가까이 두고 감상하기를 즐겨 하였다.

권오항 기자
권오항 기자 koh@kyongbuk.com

고령, 성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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