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해경이 오징어 불법 싹쓸이 공조 조업 일당을 검거했다. 불법 공조조업으로 잡은 오징어들.
채낚기어선이 집어등으로 오징어를 모은 뒤 트롤어선이 그물로 대거 잡는 싹쓸이 불법 공조 조업을 한 일당이 해경에 덜미를 잡혔다.

포항해양경찰서는 오징어 불법 공조 조업을 한 혐의(수산자원관리법 위반 등)로 트롤어선 선장 A(55)씨와 선주 B(46)씨, 채낚기어선 선장 C(6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채낚기어선은 집어등을 이용해 오징어를 모은 뒤 낚시로 잡기 때문에 대량 포획이 어렵고, 반면 트롤어선은 집어등이 없어 어군탐지기 등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오징어를 포획하기 어렵다.

A씨 등은 이런 단점을 상호 보완하기 위해 동해안 해상에서 채낚기어선이 집어등을 밝혀 오징어를 모으면 트롤어선이 선체 밑으로 그물을 끌며 수회 왕복하는 수법으로 오징어를 잡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51회 불법 공조 조업을 통해 잡은 오징어는 153t으로 시가 15억원 상당이다.

트롤어선 선장 A씨는 채낚기어선을 직접 구입해 C씨를 선장으로 고용한 뒤 자신이 채낚기어선 선주란 지위를 이용해 지속적으로 원하는 시간대에 자유롭게 여러 선박이 한데 어울려(선단식) 공조 조업을 벌였다.

그는 트롤 어선 선주 B씨로부터 오징어 어획고의 20%에 달하는 약 3억000만 원을 이른바 불값(집어비) 명목으로 받아 챙겼다.

A씨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고무판 등으로 선명을 가려 어선법을 위반한 혐의(어선법 위반)도 받고 있다.

트롤 어선은 배의 가장자리 양쪽(현측)으로 조업하도록 허가가 났음에도 더 많은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배 뒷부분(선미)에 롤러를 설치해 그물을 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포항해경 관계자는 “최근 동해안에서 어획량이 급감해 ‘금징어’라 불리는 오징어의 씨를 말리는 불법 공조 조업에 대해 강도 높은 감시·단속 활동을 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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