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표 축제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소원 풍등 날리기’가 오는 27일 달서구 두류공원 야구장 일원에서 펼쳐진다.

행사 당일 오후 8시 10분께 풍등 3000개를 동시에 띄울 예정이다.

대구 풍등 날리기는 부처님 오신 날을 봉축하는 달구벌 관등놀이 부대행사로 2014년 시작했다. 오색 찬란한 풍등이 밤하늘을 수놓는 장관이 SNS로 퍼지며 대구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

풍등은 예로부터 민속놀이로 전해졌고 군사용으로도 이용했다고 한다. 등 안에 고체연료를 매달아 불을 붙이면 열기구와 같은 원리로 떠올라 바람을 타고 하늘을 떠다닌다. 풍등 수천 개가 밤하늘을 가득 채우는 장면이 SNS 등을 통해 해외에도 소개되면서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도 찾고 있다.

최근 실시한 인터넷 예매에서 오픈과 동시에 매진됐다. 구매자 80% 이상이 타 시·도 거주민이다.

올해 행사에는 일본, 대만,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배가 늘어난 1000여 명이 찾을 것으로 본다.

반면 지난해 10월 풍등으로 발생한 ‘고양 저유소 화재’ 이후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대구 안실련)은 최근 성명을 내고 “건조한 날씨에 강원 고성과 대구 달성 등 전국적으로 산불이 잇따르고 있는데도 풍등에 불을 붙여 하늘로 날리는 행사를 하겠다는 것은 안전불감증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구 안실련은 “풍등 수천 개가 바람을 타고 공단지역, 밀집된 주택, 시장상가, 가스와 위험물 저장소, 인근 야산 등으로 떨어져 화재로 이어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대구시는 안전을 위해 행사장 지표면의 순간풍속이 2m/s 이상일 경우 풍등 날리기를 자제하도록 하고 풍등 외피는 방염성능이 있는 것으로 하도록 했다. 또 풍등 크기는 가로 60㎝ 세로 100㎝ 이하로 정하고 연료 연소시간도 10분 이하로 제한했다.

방염처리가 되지 않은 풍등을 행사구역 밖에서 날릴 경우 단속할 계획이다.

김호섭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소방당국과 사전 점검을 한 결과 풍등 외피는 방염 처리돼 불을 붙여도 화염이 발생하지 않았고 연료 연소시간은 평균 7분 이하였다”고 밝혔다.

박무환 기자
박무환 기자 pmang@kyongbuk.com

대구취재본부장. 대구시청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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