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포항심장병후원회 회장

▲ 김용진 포항심장병 후원회 회장.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장애의 사전적 의미는 신체 기관이 본래 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결함이 있는 상태 또는 어떤 사물의 진행을 가로막아 거치적거리게 하는 일을 말한다.

생후 6개월 만에 소아마비를 앓아 평생 걸음걸이가 크게 불편한 중증장애 지체 2급 장애인.

이런 ‘걸림돌’을 얻었지만, 오히려 ‘디딤돌’처럼 활용, 공익적으로 자신이 장애인 편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 열정적으로 노력하는 이가 있다.

제39회 장애인의 날(20일)을 이틀 앞둔 18일 김용진(52) 포항심장병후원회 회장을 만났다.

포항시장애인체육회 사무국장 겸 경상북도 편의시설 설치시민촉진단 포항시 대표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장애를 통해 항상 스스로 돌아볼 수 있었고, 없었더라면 교만 또는 자만심을 가졌을 것 같다”며 “그래서 오히려 ‘장애가 행운’이라 생각하며, 다시 태어날 때 장애를 갖고 태어난다 해도 감내할 마음”이라고 했다. 그는 “(장애인)공익을 위해 누군가가 앞장서고 해야만 한다면 제가 적극적으로 먼저 앞장을 서 왔다”며 또한 “모든 일은 혼자서는 안되기 때문에 ‘한 명의 열 걸음 보다 열 명의 한걸음이 낫다’는 마음으로 동료 장애인들과 함께 해왔다”고 밝혔다.

먼저 교통 약자로 ‘이동권’에 제약이 많은 장애인 편의를 위해 포항이 경북에서 가장 먼저 장애인 전용 교통수단인 ‘동행콜’도입하는데 앞장섰다.

자비를 들여 건설교통부와 도청 등을 찾아 예산 확보나 관계 법령 통과 등 난제의 ‘매듭’을 푸는데 힘을 보탰다고 했다.

포항시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현재 30대의 승합 차량인 동행콜로 장애인은 저렴한 비용으로 편리하게 공연을 보고 외식을 2014년부터 즐길 수 있다.

장애인이 휠체어를 힘껏 밀어 역동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을 상징하는 차량 외부 디자인도 그가 직접 했다.

숙원 사업인 ‘포항 장애인 전용 국민체육센터’ 건립에도 포항시장애인 체육회 사무국 동료들과 많은 힘을 보탰다.

각종 자료 수집과 제출서류 작성 등을 통해 총 180여 억 원이 들어가는 장애인 전용 체육시설은 올해 7월 착공해 내년 말 완공예정이다.

지상 3층, 지하 1층. 북구 양덕동에 들어서는 체육센터에는 국내 최초 장애인 전용 볼링장과 종합체육관, 카페, 다목적실 등이 들어선다.

특히 젊은 시절 포항 기독교 청년연합회 회장을 맡으며 1993년 심장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치료하기 위한 ‘포항 심장병후원회’를 결성했다.

후원회는 매년 1일 찻집 등을 열고, 정기적인 후원인들의 도움으로 26년간 117명의 아이들이 심장병을 치료해 새 생명을 얻는 데 도움을 줬다.

이달부터는 후배 장애인들에게 권유해 장애인이 ‘대상’이 아닌 ‘주축’으로 남을 돕는 봉사단체인 ‘동행’을 결성, 고문을 맞으며 차나눔 봉사와 장애인 행사 지원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러한 선행과 공로를 인정받아 2014년 ‘포항시 장애인상 조례’에 의거한 ‘올해의 장애 극복상’ 2호 수상자로 선정됐고, 다양한 기관에서 공로패·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김 회장은 “장애인을 위한 이동권 확보와 체육 시설, 그리고 심장장애 치료 등 세 가지 일을 했다면, 앞으로 그 어떤 방식이든 장애인을 위한 일을 두 가지 더 찾고 하는 것이 숙제이자 소망”이라고 했다. 이어 “장애인 스스로 권익 향상과 자활 능력개선을 위해 ‘감이 나무에서 떨어지기를 기다리기보다 나무를 흔드는 노력’으로 공부하고, 또 역동적·주도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의식 개혁도 돕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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