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대구DGB파크서 'TK 더비'…상주, 안방서 전북현대와 맞대결

전통의 명가 포항스틸러스와 명가 도약 노리는 대구FC가 격돌한다.

포항과 대구는 20일 대구DGB파크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19 8라운드에서 올 시즌 첫 TK더비를 펼친다.

1973년 창단한 포항은 한국 축구의 역사다.

정규리그 4차례 우승을 비롯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3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반면 2002년 창단한 대구는 역사는 물론 우승도 지난해 FA컵이 유일할 만큼 전통의 차이가 크다.

역대전적도 포항이 19승 10무 9패의 압도적인 우세를 거두고 있다.

역대전적에서 큰 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TK더비는 항상 불을 뿜었다.

양팀 간 대결에서 총 103골이 터져 경기당 2.7골, 3골에 가까운 득점이 나는 등 화끈한 공격축구로 팬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한 포항은 지난 2017년 대구와의 맞대결에서 1승 3패로 열세에 놓였지만 지난해 3전 전승을 거두며 대구가 따라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포항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

올 시즌 ACL 자동진출권인 3위 이상을 목표로 잡았던 포항이지만 7라운드까지 2승 1무 4패, 승점 7점으로 9위까지 떨어졌다.

4위 상주와의 승점 차가 4점에 불과해 언제든 중위권과 선두권으로 치고 나갈 여지는 있지만 FA컵 포함 최근 4경기에서 1승 1무 2패로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근호가 전북으로 팀을 옮겼고 중원 사령관 채프만이 갑자기 팀을 떠난 뒤 이렇다 할 보강이 이뤄지지 않은 점이 약점이 되고 있다.

김승대가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최전방 데이비드의 부진도 뼈아프다.

1·2라운드 골을 넣으며 특급 외국인 선수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지만 이후 5경기 동안 단 1골도 넣지 못했다.

지난 17일 열린 FA컵에서는 후반 10분 만에 교체돼 벤치에서 팀 패배를 지켜봤다.

무엇보다 포항의 문제는 빌드업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빠른 속도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지난 17일 수원삼성과의 FA컵 32강전에서도 좌우 전환은 비교적 잘 이뤄졌지만 2선에서 전방으로 투입되는 빠른 패스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특히 이날 수원이 들고나온 3-5-2포메이션은 대구FC가 가장 즐겨 사용하는 전술이라는 측면에서 포항이 또 다른 난관에 빠질 우려가 높다.

즉 포항으로서는 중원에서 전방으로 투입한 볼의 속도를 얼마나 높일 수 있는가가 튼실한 허리를 자랑하는 대구수비벽을 뚫는 키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에 맞서는 대구는 FA컵에서 극장 골로 승리를 꿰차면서 최근 침체됐던 팀 사기를 끌어올렸다.

첫 ACL 진출로 주전들의 체력저하가 극심했지만 세징야를 비롯해 주전 대부분이 FA컵에서 휴식을 취하며 포항전 대비를 마쳤다.

지난 4라운드 경남 전 패배 이후 3~4일에 한 경기씩 갖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정규리그에서 1승 2무로 버텨냈다.

특히 DGB파크에서 단 한번도 진적이 없고 매 경기 매진을 기록하고 있는 것도 대구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포항이 4백 라인을 쓰고 양팀 경기가 항상 공격 축구로 대변됐던 만큼 대구의 역습이 기회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김진혁이 상무 입대 전 마지막으로 대구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만큼 김진혁의 활약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월 A매치 휴식기 이후 4경기서 2무 2패로 침체됐던 상주상무는 20일 오후 4시 전북현대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상주의 최대 아킬레스건은 빈곤한 득점력이다.

상주는 시즌초 3라운드까지 매 경기마다 2골씩을 폭발시켰으나 4라운드 이후 4경기서 단 1골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 17일 성남FC와 FA컵 역시 연장전까지 승부를 펼쳤지만 결국 득점없이 마친 뒤 승부차기에서 10-9승리를 거둘 만큼 극심한 골가문에 빠졌다.

송시우 박용지에 이어 심동운까지 가동되기 시작했지만 좀처럼 터지지 않는 득점포를 어떻게 만들어 낼 지가 관심사다.

이에 맞서는 전북은 지난 17일 FA컵 32강서 K리그2 FC안양에 충격의 0-1패배를 당하면서 또다시 트레블의 꿈을 포기해야 했다.

정규리그와 FA컵, 그리고 ACL 등 3개의 컵을 한해에 들어 올리는 트레블은 모든 프로구단의 꿈이다.

한국프로축구에서는 지난 2013년 포항스틸러스가 정규리그와 FA컵을 들어올리는 더블우승이 유일하며, 트레블은 아직 누구도 오르지 못한 목표다.

그런 전북이 32강에서 탈락하면서 독이 올랐다.

상주로서는 이런 전북을 상대로 어떻게 경기를 풀어갈 지, 또 승리를 통해 선두권 도약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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