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곳곳에 6·25전쟁 상흔 안보자원 관광코스로 개발 젊은층에 전쟁 교훈 전승을

▲ 문장순 중원대 교수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건 가운데 하나가 6·25전쟁이다. 6·25전쟁으로 인한 사망, 실종, 부상, 포로 등이 한국군 및 유엔군이 77만6천명, 민간인이 99만명 수준이었다. 재산피해만 약 22억 달러였다. 1953년 국민총생산액의 85% 수준이다. 여기다가 피난민 320만, 고아 10만명, 이산가족 1천만명 이었다는 것을 보면, 전쟁이 단순히 물적 피해를 넘어 삶과 생존의 피폐화를 얼마나 심각하게 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경북지역에서의 6·25 상흔이 어느 지역보다 짙게 남아 있다. 6·25전쟁이 가장 치열했던 시기인 1950년 7월부터 1951년 3월 동안 이 지역에서 우리 군은 반격과 북진을 26회나 했고, 중공군의 침격과 반격도 5회나 됐다. 경북지역이 사실상 전투의 중심에 서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어느 지역 할 것 없이 전쟁의 상혼이 남겨져있다. 전투가 치열했든 칠곡, 경주, 문경, 예천, 포항, 영덕, 군위. 영천 등 곳곳에서 유해가 아직까지 발굴되고 있다.

다부동전투, 영천전투, 상주화령장전투, 이화령과 조령전투, 풍기·영주전투, 효령전투, 갑령전투, 낙정리전투, 해평동전투, 약목일대전투, 328고지전투, 수암산전투, 작오산전투 등 수 많은 전투가 경북지역이 무대가 됐다.

낙동강을 넘어 북한군이 남하할 경우 임시수도인 부산지역이 점령당하는 것도 시간 문제였다. 낙동강 방어선은 물러설 수 없는 보루였고 당연히 처절한 전투가 전개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6·25 전적을 기념하거나 추모할 수 있는 곳으로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 포항시 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 영천호국원 등은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외에도 일반인들에게 별로 알려지지 않은 곳에 전적비가 세워져 있는 곳도 많다. 대표적으로 최근 포항시 송라면에 세워진 해군육전대전적비를 비롯해서 경주시 강동면의 제1연대전적비, 상주시 화서면 화령장전적비, 영천시 서부동 영천지구전적비, 칠곡군 동명면 백선엽장군 전적비 등이 있다. 대구지역도 남구에 낙동관승전기념관을 비롯해서 6·25 당시 국제연합한국위원단 인도대표로 참전했던 나야대령의 기념비가 수성구에 있고, 달성군의 유치곤장군 호국기념관, 대구 자연과학고의 학도의용군 6·25참전기념비 등이 있다.

더구나 6·25관련 기념행사를 축제화하는 경우도 있다. 상주시는 2009년부터 매년 9월에 육군 50보병사단과 화령장전투 전승기념행사를 하고, 칠곡군은 2013년부터 낙동강지구전투 전승행사를 2일 동안 개최하고 있다. 전쟁의 흔적을 축제로 통해 우리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오게 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이 6·25가 나이든 이들만의 기억이나 체험을 넘어서 젊은층에게도 전쟁의 교훈을 전승하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이제 지역민들 특히 젊은층이 6·25의 흔적들을 좀 더 효율적으로 체험하고 그것을 공감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역안보관광 코스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우리 지역의 자산이라 할 수 있는 안보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안보관광코스로 마련한다면 우리 지역민뿐만 아니라 전국민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 지역의 안보자원을 활용해 안보교육과 관광을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찾아내야 한다. 교육기관, 관련행정기관, 시민단체들이 머리를 맞대어서 지역에서 안보관광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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