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뚝심으로 대북협상 주도 홍, 北 부당성 논리적 지적
사과·재발방지 약속 받아내

남북이 지난 22일부터 나흘간 고위 당국자 접촉을 통해 극적 타결에 이른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확고한 원칙 아래 우리 정부내 통일·외교·안보 분야팀이 움직인 '팀 플레이'의 승리로 평가된다. 특히 앞으로 '김관진·홍용표' 체제가 남북 관계 채널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번 접촉에서 비무장지대(DMZ) 도발에 대한 북한의 사과 여부가 최대 쟁점사항이었다

우리측은 이번 접촉 과정에서 시작부터 끝까지 강력하게 북한의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의 유감 표명은 사실상 사과이므로 두 가지를 모두 관철시켰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의 '유감' 표명과 재발방지 약속에 해당하는 문안을 모두 이례적으로 공동보도문에 명기함으로써 문서로 기록이 남게되는 성과를 거뒀다.

협상 과정에서 우리측 수석대표였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보인 강경하고도 단호한 태도는 협상이 우리측에 유리하게 흘러가도록 한 요인이 됐다.

김 실장은 북한의 재발방지 약속을 강하게 요구하며 수차례 "또 그런 일이 생긴다면 우리가 어떻게 할 것으로 보이나, 내가 전군을 지휘했던 사람이다"라고 강경한 대응을 암시하는 협상술을 발휘했고, 미리 준비해간 DMZ 지뢰 도발 사건 장소의 사진과 모형, 지형도 등을 제시하며 이번 사건의 소행을 부인하는 북측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부분은 과거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국방부 장관을 역임하며 북한의 도발을 수차례 겪었던 경험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특히 북측 수석대표인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의 1대1 비공개 접촉에서도 북한의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이 없이는 "다음 의제로 넘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하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 분야 전문가인 홍 장관은 이번 접촉에서 논리 정연하게 지뢰 도발과 '8·20 연천 포격 도발'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해 북측 대표단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남북고위급 접촉이 진행되는 동안 청와대에서는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김형석 통일비서관, 장혁 국방비서관 등 핵심 관계자와 현정택 정책조정수석, 이병석 비서실장 등의 막후지원도 든든한 우군이 됐다.

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이 이번 접촉에서 남한의 요구를 사실상 들어준 것은 중국 외교 당국이 막후 채널을 통해 한반도 안정을 강력히 원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략적 후퇴'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중국은 박근혜 대통령이 내달 3일 중국이 여는 제2차 세계대전 및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열병식에 참석하기로 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로 동북아의 절대적인 안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외교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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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모 서울취재본부장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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