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설량 예년에 비해 4배 줄어 방어·고등어·전갱이 多 잡혀 제한급수 등 대책 마련 필요

전국에서 눈이 가장 많이 내리는 곳인 울릉도에 올해는 적설량이 적고 기온이 높아 근심이 크다.

당장 우산고로쇠 출하가 코앞이라 생산농가에서는 생산량 감소와 당도 저하 등의 푸념이 나오고 있다.

해마다 고로쇠 채취를 해 온 주민 A(38·울릉읍)씨는 "동네 어르신이 눈이 적게 오고, 겨울이 따뜻하면 고로쇠와 명이의 향이 떨어진다고 했는데 올해 겨울은 겨울 같지 않아 걱정"이라고 푸념했다.

이를 뒷받침 하듯이 국립산림과학원 최원실 박사 외 5명이 연구한 '도로쇠 수액 출수에 미치는 영향인자 분석'에 대한 논문에 따르며 기온 등이 고로쇠 수액 채취에 상당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올 겨울 시작인 지난해 12월 월평균기온이 5.4도로 12월 평균으로는 2008년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이며 2014년 12월의 2.2도에 비해 3.2도 가량 높았다.

또, 올 겨울 예년에 비해 적은 적설량으로 인해 가뭄걱정도 크다. 지난 2014년 12월 적설량은 79.5cm 비해 2015년 12월 적설량은 20.3cm 였다. 올해 1월도 별반 차이가 없다.

대구기상지청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2월 1일부터 지난해 1월 13일까지 내린 일신적설량(하루에 새로 쌓인 눈)은 140.6cm,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해 1월 13일까지 일 신적설량은 고작 35.5cm 였다.

또, 일 최심적설량(신적설량 누적합계) 총합은 동기간동안 367.2cm ,61.4cm를 각각 기록해 적설이 예년에 비해 4배 이상 줄어 올 겨울철 눈 가뭄이 심각한 수준이다.

다설지인 울릉도는 연강수량의 상당수가 적설로 확보된다. 쌓인 눈이 녹으면서 토양이나 암반에 스며들어 수원지에 모이는 구조다.

울릉주민 최모(46·울릉읍) "지난해 많은 눈이 왔는데도 불구하고 제한급수 등을 시행했는데 올해 이렇게 적설이 적어 올 여름 가뭄 심할 듯해 대책마련과 함께 기설제라도 지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말했다.

이와 함께 울릉도 해양기후도 예년에 비해 많게는 3도 이상 높게 형성되고 있으며 울릉도를 중심으로 난류성 소용돌이 현상도 1년이 넘게 지속되고 있다.

지난 11일 12시 정오기준 기상청에서 설치한 울릉도 공암 앞 해상 표층 수온은 13도, 독도 13.5도, 구암은 11.9도, 사동 11.5도의 수온을 보였다. 겨울철 10도 밑으로 떨어진 예년의 수온을 비교해보면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런 이상 수온 때문인지 지난해 겨울철부터 회유성 어종인 방어를 비롯해 고등어, 전갱이 등이 울릉도 근해에 몰려 방파제 마다 이를 잡는 주민들이 몰리고 있다.

수온도 높게 형성되고 있지만 바다날씨도 예년에 비해 풍랑특보가 적게 발효됐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동해중부해역 풍랑특보 발령일이 7.1일로 2008년 이래 최소다. 또 동해남부지역에 발효된 풍랑특보일은 6.1일이다.

지난해 12월 동해중부지역 풍랑특보 발령일은 16.0일로 올해 절반이상 감소한 수치다. 올해 1월 겨울바다도 어느 때보다 잔잔하게 관측되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울릉도독도해양과학기지에 따르면 "높은 수온형성의 이유를 울릉도 중심으로 형성된 난류성 소용돌이 현상 영향과 북극진동의 강약에 따른 대륙성고기압의 변동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런 겨울 해상 날씨 변화에 울릉도·독도해양과학기지는 예의 주시하며 관측하고 있다. 미역과 홍해삼 등 수중생태계 변화에 수온영향이 밀접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상고온현상 때문인지 울릉도 곳곳에서 심해어종 출몰과 아열대 어종이 지속적으로 관찰되고 있어 보다 정확한 연구가 필요 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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