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밤, 문재인 전 더민주당 대표가 JTBC 뉴스룸에 출연하였다. 그의 모호한 표현으로 손석희 앵커가 같은 질문을 다섯 번은 한 것 같다. 그러나 앵커도, 우리 국민도, 끝내 문 전 대표의 이야기를 알아듣지 못했다. ‘대통령의 즉각 퇴진’이 국민의 민심이고, 즉각 퇴진 60일 이내에 대통령선거를 하여야 하는 것에 이론이 있을 수 없다. 대통령이 자진 사퇴를 거부하니 탄핵절차가 불가피하고 탄핵 결정이 나면 60일 이내 선거를 하면 되는 것이다. 야당이 지나치게 다가올 대통령선거를 걱정하여 너무나도 선명하지 못한 자세만 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을 받아오고 있던 가운데, 문 전 대표의 이와 같은 애매한 답변은 지켜보는 국민의 가슴을 더욱 답답하게 하였다.
여러 가지 면에서 지금의 우리 국민은 1987년 6월 항쟁과 그해 12월 대통령 선거에 임하였던 국민보다 훨씬 위대하다. 집회에서의 구호의 구체성이나 집회 참가자 나이의 다양성, 집회 참가자들이 체득하고 있는 사태 본질에 대한 정보 수준 등이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다시는 속지 않을 준비가 이미 되어 있다. 대통령 강제 퇴진 및 국무총리 교체를 한 번에 이루어 낼 수 있는 원 포인트 개헌이 최선이겠지만 조속히 탄핵소추의결을 하여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것이 차선책이다. 야당이 예정대로 12월 2일 탄핵소추안 국회의결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국민이 원하는 바를 실현하는 것이 정치이다.
그 이전에 야 3당 대표 등이 나서서 “국회의결이 정족수 미달로 부결되거나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 결정 등 탄핵이 좌절되는 상황이 생기게 되면 야당 의원들이 모두 의원직을 총사퇴할 것”이라고 발표하는 것을 상상해 본다. 그러면, 온 국민이 그들을 지킬 것이다. 파부침주(破斧沈舟·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가라앉히라), 생즉사 사즉생의 각오로 나서라는 것이다. 우리 국민은 국정 농단 공범들이 공유하였다는 ‘Great Park 18 19’라는 아이디를 잊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에 이어 19대 대통령까지 만들어 나라를 주무르려고 했던 그들의 헛된 꿈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하루속히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이 진행되고 직무가 정지된 대통령에 대한 강제수사가 꼼꼼하게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 명예는 더 이상 지금의 대통령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명예로운 퇴진이란 없다. 명예는 국민의 몫이다. 질서도 대통령의 것이 아니다. 질서있는 퇴진이란 없다. 질서는 국민의 아이콘이다. 지금의 국민은 여야(與野)가 아니라, 좌우(左右)가 아니라, 오로지 정의(正義)의 편에 서 있다. 누구든 정의의 편에 섰다면 그야말로 사심 없이 과감하게 국민의 뜻에 따라서만 행동하면 된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저기 고지가 보인다. 힘을 내자. 국민이 여기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