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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병일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늘 2017년 5월 9일은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일이다. 지난주 5월 4일과 5일에 사전 투표를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찍 일어나서 투표하러 가야 한다. 선거는

헌법상 국민의 권리이다. 법률상 권리는 포기할 수도 있기 때문에 투표하지 않아도 되지만, 기권하기보다는 오히려 선거권은 국민에게 부여된 신성한 의무라고 생각하고 투표를 하여야 한다. 역사상 선거권 획득은 엄청난 고통과 투쟁을 수반하였고, 미국에서조차 여성의 투표는 1920년에 이루어졌다. 과거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선거가 아닌 국민투표의 경우에 비공식적으로 투표하지 않으면 여러 가지 불이익을 주는 경우도 있었다.

현행 지방자치법과 주민소환에 관한 법상 주민소환의 경우, 투표율이 1/3이 넘지 않으면 개표조차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최소투표율에 미달하여 주민소환이 무산되면 기권표는 찬반에 관계없이 주민소환에 반대한 것과 같은 취급을 받게 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선거 왜곡현상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에서는 불이익이나 최소투표율 제도가 없고, 오직 종다수로 대통령을 선출한다. 그래서 국민 각자는 이번에 출마한 13명 중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단 1명의 후보에게 표를 던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결선투표제가 없기 때문에 단 한 번의 투표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하게 되어있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많은 후보가 난립한 결과, 유권자가 원하지 않은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오직 1명에게만 투표를 하여야 하고, 투표용지도 딱 1장만 주어진다. 오늘 저녁에 결정되는 대통령은 당장 내일 2017년 5월 10일부터 2022년 5월 9일까지 5년간 재직하게 된다. 이번 대통령은 북한 핵 문제를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4대 강국의 틈바구니에서 슬기롭게 해결해 국지전쟁이라도 피해야 하고, 심각한 경제위기와 사회갈등을 국민과 함께 최선을 다해 극복해야 한다.

오늘 우리는 그렇게 일할 수 있는 사람에게 투표해야 한다. 대구·경북의 입장에서도 대통령에 선출될 그분에게 지방의 발전과 미래가 달려있다. 대구 신공항 문제와 최악의 경제위기를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는 분이 당선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당선자에게 우리 지역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시키고 우리에게 전폭적인 지원과 관심을 가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 지역 출신 몇 분이 대통령에 당선되었지만, 그분들의 재임 중에 우리 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은 혜택을 입었다고 할 수도 없다. 오히려 자기가 출생한 지역에 대한 배려가 정치적인 문제로 번질 것을 우려한 탓에 일부러 더 관심을 가지지 아니함으로써 우리 지역이 낙후되었다고 하는 주장도 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우리가 선거라는 권리행사를 통해서 당선자에게 우리 지역에 관심과 배려를 해달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통령 선거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집에 배달된 후보자별 선거 공보를 자세히 읽고 국민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도록 해야 한다. 오늘 선거는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투표해야 한다. 지난번 대통령 선거는 오후에 보수 세력 표가 몰렸다고 한다. 종전까지는 투표율이 높으면 젊은이 표가 많았기 때문에 보수 세력에게 불리하였다고 하지만, 지금 대구·경북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였기 때문에 투표율이 높다고 하여 반드시 특정세력 표가 많다고 할 수도 없다.

지난주 사전투표율은 대구가 가장 낮았다. 사전투표율이 낮은 것은 지지 후보 중에 당선 가능성이 큰 후보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원칙을 중시하는 대구 경북의 보수층이 예외적인 사전투표보다는 원래 선거일인 오늘에 투표하고자 하는 심리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보아야 한다. 투표율에서 정치적인 힘이 생긴다고 한다. 투표도 하지 않으면서 당선자가 우리 지역을 홀대한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 오늘 우리 지역의 명운을 가를 수 있는 대통령을 우리의 손으로 뽑는 선거에 반드시 참여하여 앞으로 5년간 후회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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