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쌀로 빚은 전통주 지역 농가의 든든한 동반자

박재서 명인이 양조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소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식습관 변화로 쌀소비가 급감하면서 대안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쌀소비 급감은 필연적으로 농촌경제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며 소비를 늘릴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제시 돼 왔다.

쌀소비를 증가하기 위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전통주 산업이다.

전통주는 쌀소비와 함께 막대한 세수 확보와 파급력이 매운 큰 4차 농업산업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규제 완화와 정부를 중심으로 지원책이 마련되면서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경북도 안동을 중심으로 지역 전통주를 복원하고 이를 관광상품까지 연계시키는 등 다변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명인 안동소주 전경.
△경북의 전통주 산업

‘안동소주’, ‘경주법주’ 등 경북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전통주 생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통주는 법률적으로 전통주 등의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및 주세법상 민속주, 지역특산주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전통주는 주세경감 50%, 시설기준 완화, 제조자 직접판매 허용, 통신판매 허용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전국적으로 지난 2015년 말 기준으로 전통주 제조 면허건수는 709개로 주류 전체 면허 건수 1천796개의 39.4%를 차지, 비중이 적지 않다.

경북은 100개의 면허가 운영 중이며 술 품질 인증제을 받은 업체도 총 8개로 경기 9개 업체에 이어 전국에서 2번째로 많다.

또한 16개 제품이 인증을 받아 역시 경기 20개에 이어 2위다.

인증제는 우리 술의 품질향상, 고품질 술 생산 장려 및 소비자 보호를 위해 마련된 만큼 인증을 받았다는 자체만으로 제품의 우수성이 보장된다.

전통식품명인도 지난 1995년부터 총 8명이 지정돼 있다.

명인 안동소주 박찬관 전수자가 양조장 내부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경북은 도 조례를 통해 전통주 산업 육성을 위한 체계적인 근거를 만들어 눈길을 끌고 있다.

경상북도의회 윤종도 의원은 경북도 지역전통주 산업의 육성을 위한 행정·재정 적 지원 사항을 규정한 ‘경북도 지역전통주 산업 육성 지원 조례안’을 발의, 지난해 말 통과됐다.

쌀소비 확대와 함께 농산물을 이용한 가공 산업을 육성,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농업인들의 소득증대로 이어져 농촌경제를 새롭게 활성화 시킬 주역으로 전통주가 꼽힌 것이다.

조례안에 따라 지역 전통주 산업육성과 지역에서 제조·생산된 전통주의 소비촉진을 위한 지원책의 근거가 마련됐다.

이와 함께 전통주 제조 시 지역농산물 사용 등 지역농업과 연계하도록 하고 관련 종사자·창업희망자에게 제조기술 등의 보급·전수에 관한 교육훈련도 진행된다.

앞으로 전통주의 소비촉진을 위해 각종 행사 등에서 지역 전통주가 우선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도청 관계자는 “쌀소비 확대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며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책과 이에 발맞춰 도청 차원의 지원책을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명인 안동소주 양조장 내부 전경.
△쌀소비를 이끌어 가는 안동의 전통주

경북에서도 안동은 전통주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안동지역 7개 전통주가 대량 쌀 소비는 물론 지역홍보 대사, 체험관광 등 파급효과가 실질적으로 보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안동시에 따르면 지역 전통주 제조업체들이 사용하는 쌀은 연간 570t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안동에서 생산된 쌀이 2만8천898t에 이르고 이 가운데 36.5%인 1만540t이 지역에서 소비됐다.

이들 업체의 쌀 소비량이 지역 쌀 소비량의 5.4%에 이르는 양이다.

시는 80㎏ 쌀 한 가마니로 57ℓ를 제조할 수 있는 안동소주의 경우 한 잔당 쌀 소비량이 70g에 이르러 한 끼 평균 쌀 소비량 56.5g을 넘어서는 것으로 분석했다.

쌀소비와 함께 체험관광도 전국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명인 안동소주 양조장 내부.
최근에는 안동소주 제조공정을 보여주는 전시물과 함께 안동소주 제조 체험 프로그램이 관광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안동소주 공장과 함께 위치한 ‘안동소주전통음식박물관’은 안동소주 제조 과정과 전통음식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체험까지 이뤄진다.

경북바이오산업단지 안에 위치한 ‘명인 안동소주’도 양조장 체험 프로그램인 ‘찾아가는 양조장’을 운영하고 있다.

명인 안동소주 체험 프로그램은 지난 2014년 300여 명이 참가했으며 2015년은 3배 이상 증가한 1천여 명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 하회마을과 인접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체험관광 프로그램까지 관광객을 유도, 동반상승효과를 거두고 있다.

안동시 자체적으로도 전통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 사업도 벌이고 있다.

시는 도내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주원료로 매출액 50억 원 미만인 업체를 대상으로 연구개발, 포장재 개발 및 제작, 온라인구축, 홍보 마케팅 등을 위해 자부담 3천만 원을 포함 1억 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전통주 주원료가 쌀인 만큼 전통주 활성화와 쌀소비가 동반자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지역 전통주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명인 안동소주 양조장 내부 전경.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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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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