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기준 도내 151개교 270학급 복식 수업
일부 학교는 복식 학급 담임 혼자 2개 학년 수업 하기도

경북지역이 초등학교 중 2개 학년 이상의 학생들을 1개 학급으로 묶어 수업하는 복식학급이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3월 기준 경북 지역에서 복식수업을 하고 있는 학교는 151개교에 270학급으로 대상 학생 수는 1천410명이다.

이 같은 수치는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의 2016년 교육통계연보에 전국의 복식학급을 운영하는 초등학교는 분교장을 포함해 514곳 중 경북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초중등교육법시행령에 ‘학급 편성은 같은 학년, 같은 학과로 하되 교육과정 운영상 필요한 경우에는 2개 학년 이상의 학생을 1학급으로 편성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자체 기준을 마련, 학생이 적어 학년별 학급 편성이 어려운 학교에서 복식학급을 운영한다.

이에 따라 경북교육청은 두 학년 10명 이하, 한 학년 각각 5명 이하의 학교에 대해서 복식 수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과정이 다른 학년의 학생들을 한데 묶어 가르치는 복식수업은 교육의 질 저하를 초래할 수 밖에 없다.

학생들은 집중해서 공부하기가 쉽지 않고, 교사들은 두 학년을 제대로 가르치기가 만만치 않다.

특히 군위군 의흥초 석산분교의 경우 1· 3학년 3명, 2· 5학년 2명에 불과해 복식 학급 담임이 혼자 2개 학년을 가르치고 있는 등 도내 상당수 학교에서 비슷한 실정으로 복식 수업을 진행해 교사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안동시 모 초등학교 분교에서 복식 수업을 해본 경험이 있는 한 교사는 “복식학급은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 수가 급격히 줄고 있는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들의 안타까운 현실의 한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며 “자습을 시키는 방법으로 두 학년을 번갈아 가르쳤는데 너무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경북교육청의 한 장학사는 “복식학급을 편성한 학교 대부분 아기 울음소리가 그쳐 입학 대상 아이가 거의 없는 시골 ‘미니학교’들이어서 시간이 갈수록 통폐합 압박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며 “복식학급 해소는 농산어촌 교육청들의 가장 큰 숙제인 만큼 농산어촌의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한 교육 당국의 정책적 노력과 함께 지역 주민과 연계한 교육·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형기 기자
정형기 기자 jeonghk@kyongbuk.com

경북교육청, 안동지역 대학·병원, 경북도 산하기관, 영양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