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경주솔거미술관에서 열린 박수근 학술 좌담회에서 엄선미 박수근미술관 학예실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경주엑스포 제공
경주솔거미술관에서 특별전이 진행되고 있는 박수근의 예술적 발자취를 조명하는 학술 좌담회가 열렸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지난 17일 경주솔거미술관에서 ‘박수근 예술세계, 새로 보기’라는 주제로 영남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박수근 학술 좌담회를 가졌다.

이 좌담회에는 윤범모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전시총감독, 최승훈 대구시립미술관장, 김영순 부산시립미술관장, 정종효 경남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 엄선미 박수근미술관 학예실장 등 국내 대표 미술전문가 5명이 패널로 참석했다.

‘신라에 온 국민화가 박수근 특별전’이라는 제목으로 발제에 나선 윤범모 감독은 “화실에서 화강암 조각을 어루만지면서 의도적으로 바위의 질감을 표현하려고 한 그의 노력은 박수근표 질감을 탄생시켰다”며 “이런 질감의 원형은 바로 신라의 천년 고도 경주와도 연결된다”고 밝혔다.

최승훈 관장은 “박수근의 그림에는 민화의 특성이 참 잘 적용된다”며 “텁텁한 질감 그리고 마음 편한 색감은 요란하게 찬란한 위용을 드러내지 않고 우리에게 정겨움으로 다가온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영순 관장은 ‘박수근의 풍경, 한국 근대사의 집합적 무의식의 표상’이라는 내용으로 발제를 이어 갔으며, 정종효 팀장은 ‘왜, 박수근은 완성 될 수 있었나?’에 대한 연구 자료를 발표했다.

이날 마지막 발표자인 엄선미 실장은 ‘반세기만에 공개 된 박수근의 작품들과 삽화를 통해 다시 보는 박수근’이라는 내용으로 청중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생전에 박수근은 유화, 수채화 이외에 드로잉, 삽화, 판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세계를 구현했다”면서 “박수근 사후에도 그의 삽화가 꾸준히 게재된 것으로 보아 작고 직전까지도 ‘삽화 그리는 일’에 열중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동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은 “이번 좌담회는 기존 학술 담론과는 차별화된 박수근의 삶과 예술세계에 대해 재조명한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뜻 깊은 시도”라며 “박수근의 예술세계를 민족의 종가라 할 수 있는 경주에서 꽃피우고 발돋움 할 수 있는 기틀이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좌담회에는 경주미술협회 회원과 경주솔거미술관 멤버십 회원 등 50여명이 참여해 박수근의 예술세계에 대한 전문가들의 발제를 듣고 자유롭게 질의·토론하는 시간도 가졌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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