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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한 수필가
살아가기가 힘들고 고될 때 인생은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는 말을 자주 하면서 달랜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천하를 흔드는 울음소리로 이 세상에 와서 돈·재물과 명예만 가지려고 붙들기에 바빠 갈 때는 두 손을 짝 펴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진리는 동서고금(東西古今)을 통하여 변함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들 손에 돈을 거머쥐려고 안달이다.

엄마 뱃속에서 3~5억분의 1 기적 같은 경쟁을 뚫고 세상에 나와 돈과 재물에 중독되고 명예에 목을 매 뒤돌아볼 틈도 없이 정신없이 사나,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빈둥거리며 살면서 ‘이래 살려고 어렵게 태어났는가?’ 되돌아보며 잘 살자고 다짐도 한다,

딱 한 번인 선택받은 축복의 인생 ‘착하고 열심히 살자’ 외치면서 정의와 양심에 따라 맡은 역할과 소임을 다 하는 것이 보람차고 곱게 살아가는 방법이다. 실타래처럼 이리 엉키고 저리 얽힌 요지경인 세상도 ‘똑바로 눈뜨고, 어금니 꽉 물고, 당차게 살면 정말 살만하다’.

인간도 수명이 늘어 팔순은 끄떡 넘기고 백 세가 되어야 평생이라고 한다. 하루가 평생인 하루살이처럼 하루하루를 평생이라고 여기며 천금 같은 시간을 아끼면 행복의 순간도 엿가락처럼 늘어난다.

1년을 살면 365년 사는 셈이니 마음먹기에 따라 고무줄 수명을 살 수 있다며 넋두리도 해 본다. 구약 성서 책에 보면 인간 나이가 7백 살, 9백 살도 나오는데 아마 원시적인 생활로 시간개념이 다르고 큰 의미를 안 둔다고 본다. 아무튼, 시간이 돈이듯이 촌음을 아껴 알뜰히 사는 것이 나이가 들면 들수록 애착이 간다.

인생을 마감하는 죽음 앞에서는 예외가 없다. 누구나 임종에 이르면 두려워하고 공포감에 어쩔 줄을 모른다. 할 만큼하고 살 만큼 살아도 죽음에 이르면 더 살려고 발버둥 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신앙은 사후 세계 있다고 위안을 하지만 눈 감을 때까지 고통을 호소하고 안 가려는 동작이 가엽고 애처로워 눈시울을 적신다.

인생살이는 콩 심은 데 콩 나고 ‘뿌린 대로 거둔다’는 자연의 순리가 정답이며 살아가는데 좌표다. 법을 어기고, 속이고, 거짓말로, 변명으로 추하게 살고, 추하고 늙고, 추하게 가면 남은 가족 도움을 주지 못하더라도 심적, 경제적 피해를 주면서 떠나면 망자나 살아가는 모두에게 아픔에 고통을 더한다.

혼자 멋대로 불통으로 살지 말고 주변과 어울리고 소통하고 화합하여 앞도 보고, 뒤돌아보고, 옆도 살피며, 느긋하게 즐기며 사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단 한 번뿐 인생 곱게 살고, 곱게 늙어, 곱게 가자. 녹음이 짙은 신록의 계절 여름! 곱게 물든 저녁노을에 곱게 넘는 햇살이 눈 부신 태양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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