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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석 새경북포럼 구미지역위원·정치학 박사
‘숯이 검정 나무라듯 한다’라는 말은 ‘자기의 흉은 덮어 두고 오히려 남의 흉을 떠들어 댄다’라는 말이다.

숯은 먹과 같다. 둘 다 검다. 검은 것이 검은 것을 탓한다는 것은, 자기 흠이 더 큰 사람이 흠이 적은 사람을 흉본다는 뜻이다.

탄핵으로 인해 인수위도 없이 급하게 출범한 정부다.

새 정부의 원활한 운영이 시급함에도 지금 정부각료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심상치 않다.

후보 시절 병역 회피, 부동산 투기, 위장 전입, 탈세, 논문 표절. 다섯 가지 중차대한 비리자는 고위 공직에 임명하지 않겠다고 공약한 문 대통령의 인사배제 원칙의 빌미로 야당은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러나 시급한 국제 현안을 고려하면 이처럼 한가할 때가 아니다.

이번 달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비롯해 중국과 일본, 러시아 4강과 북핵을 비롯한 난제가 산더미같이 쌓여있다.

또한 새 정부의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국정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정 목표 정립과 정책적 현안에 박차를 가해야 함에도 임명이 순탄치 않아 보인다.

‘죄 없는 자 돌 던지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인용하지 않아도 야당은 인사청문회에서 과연 그럴 자격이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통령이 제시한 5대 원칙 공약에서 자유로운 위정자는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그동안 인사청문회는 고위 공직자들의 국정 수행 능력과 자질 등을 검증, 투명한 국정 운영과 청렴한 정치문화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이견을 달리하는 국민은 없다.

그러나 인사검증에 핵심이 되는 전문성과 도덕성 검증은 뒤로하고 너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는 관점에서, 창피 주기 인신공격성 청문회는 제도 자체를 부끄럽게 만든다.

추경안 편성과 정부조직법개정안을 인사청문회와 연동시켜 판단하겠다는 발표 역시 국민을 의식하지 않는 오만한 표현이며 직무유기이다.

언제든지 골든타임은 존재한다. 촛불 혁명으로부터 시작된 시민들이 정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실패에서 출발한 지금 정부의 높은 지지도를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건전한 보수를 갈망하는 지역적 정서와, 국민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조금이라도 관찰한다면 이렇게 시간 낭비만 하고 있지 않을 것이다.

정치는 생물이며 민심도 영원하지 않다. 다만 국민은 그것을 한발 뒤 천천히 따라갈 뿐이다.

법치 속에 대통령의 일방적 독주와 정부를 견제하는 든든한 야당은 국민에게 박수받을 수 있으나 명분도 아닌 몽니는 야유만 부를 것이다.

다수의 국민이 일자리 추경 대통령 시정연설에 감동하는 것은 협치를 주문하는 국민의 요구이며, 앞으로 위정자들의 이해관계로 빚어지는 꼼수 정치는 이제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 이유는 탄핵정국과 촛불 혁명의 학습효과로 국민 정치 수준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데 있다.

다행히 잘될 것이라는 국민의 긍정적 기대치에, 소비심리는 상승하며 주식시장도 연일 최고가에 도전하고 있다. 새 정부의 큰 그림은 뭔가 달라질 것 같은 심리를 만들어 기대 이상의 행복한 삶을 만들어갈 것이다.

누구든, 어떤 일이든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 아닌,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신중히 고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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