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가격 하락에 원가경쟁력 재평가.
24년간 이상 없이 최상급 쇳물 생산

포항제철소1고로
한국 현대철강산업의 첫 장을 열었던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 1고로의 수명이 연장될 전망이다.

26일 포스코에 따르면 당초 올 연말 한국 철강산업의 살아있는 역사인 포스코 포항제철소 1고로 가동을 중지키로 하고, 지난 2월 제 3고로의 용적량을 4천350㎥에서 5천600㎥로 늘리는 개수공사에 들어가 지난 6일 화입식을 가졌다.

그러나 세계 철강업계 전체가 과잉생산과 수요감소로 인해 원가경쟁력 확보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1973년 첫 쇳물을 쏟아낸 제 1고로는 1979년 1차 개수공사, 1993년 2차 개수공사를 통해 만 43년여 동안 한국 철강산업을 이끌어 온 산 역사이자 ‘민족고로’로 불린다.

하지만 철강시장이 글로벌 경쟁체제로 접어들면서 원가경쟁력이 불가피해졌고, 포스코는 초대형 용광로화에 매진하면서 내용적이 1천660㎥, 1일 생산량 4천t에 불과한 제 1고로의 원가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포스코는 올초 제1고로 종풍으로 가닥을 잡고, 이에 대비해 2월 초 개수공사에 들어간 제3고로의 내용적을 5천600㎥로 늘렸다.

포스코의 또 다른 고민은 제1고로 가동중지 후 처리문제였다.

즉 한국 철강산업의 시발점이자 민족고로로 이름 붙여진 제1고로를 역사 속으로 없앨 것인지, 아니면 이를 철강역사박물관 등으로 재탄생시켜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것인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와 관련, 포스코는 일단 제 1고로 종풍이 이뤄지면 철강역사박물관 등으로 활용한다는 기본방향을 잡았으나 아직 구체적인 추진방향은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포항제철소 1고로 가동중단 방침이 알려지면서 포항시는 지난 6일 제 3고로 개수공사 화입식 당시 권오준 회장에게 철강역사박물관 건립 및 일반인 개방 방안에 대한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포스코에 변수가 생기면서 제 1고로 가동중단 시기에 대한 변화가 생겼다.

지난 1992년 제2차 개수공사 이후 무려 만 24년여 동안 가동 중인 제 1고로는 세계 고로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통상적으로 고로의 수명은 15년 전후지만 포항제철소 제 1고로는 무려 24년 이상 없이 가동되면서 포스코의 뛰어난 설비정비능력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특히 가동 기간이 늘어나면서 감가상각비가 없어진 데다 쇳물품질 역시 최상급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올들어 다시 내림세로 돌아선 철강시장에서 가장 확실한 가격경쟁력을 갖춘 셈이 된 것이다.

따라서 포스코로서는 현재 가동에 전혀 문제가 없고, 품질경쟁력을 갖춘 제 1고로 가동연장을 위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제 1고로 가동중단 시기에 대해 그동안 많은 고심을 해 왔지만 현재 원가경쟁력과 품질 등의 상황으로 볼 때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며 “따라서 제 1고로 가동중단 후 활용방안 역시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포스코는 올초 제 3고로 개수에 앞서서도 제 1고로 폐쇄에 대한 기본방침만 밝혔으며, 정확한 폐쇄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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