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학습능력 저하 우려 과중한 사교육비 부담
학생승객 전체 15% 차지…경영난 가중 ‘울상’

경기불황의 여파로 학생 자녀를 둔 가정과 운수업계 등이 다가오는 방학기간에 발생할 경제적 타격을 생각하며 깊은 시름에 빠져있다.

학교마다 조금씩의 차이는 있지만 오는 27일부터 시작돼 평균 45일 정도의 겨울방학기간 동안 자녀들이 다니는 학원 등의 사설교육기관 학원비를 대느라 허리가 휘는 가정이 늘면서 각 가정마다 말못할 고민에 빠지는가 하면 시내버스나 택시 등의 운수업계는 등·하교를 하지 않는 학생들 때문에 학생승객이 급감하면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다.

실제로 맞벌이 가장 최모씨(39·포항시 북구 창포동) 방학이면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의 학원비를 대느라 허리가 휠 지경이다.

방학기간마다 최씨 부부는 자녀를 자신들이 귀가하는 저녁 7시까지 속셈학원, 수영장 등 무려 4개 학원을 보내는데 이 학원비만 해도 한달 평균 50만원선에 육박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힘들지만 아이를 혼자 두지 않기 위해서, 무엇보다 다른 가정의 자녀들보다 사기나 학습능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나머지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

최씨는 “경기도 안 좋은 상황에서 방학만 되면 자녀문제로 고민차원을 넘어서 두렵기까지 하다”며 “집에서 혼자 놀릴 수도 없고 다른 아이들도 다 하는 것을 안 시키기도 뭐하고 죽을 지경이다”며 방학기간동안의 고민을 털어놨다.

시내버스나 택시 등의 운수업계도 매출 감소로 울상짓기는 마찬가지.

등·하교길 학생손님이 만만치 않은데 방학이면 이들 학생손님을 눈을 씻고는 찾아 볼 수가 없는 형편이라 가뜩이나 불황에 경영난을 호소하는 운수업계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저가공세로 나오는 대리운전업체의 난립에 경영상 이중고를 겪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의 방학까지 겹쳐 운수업계의 겨울나기는 더욱 더 힘들 전망이다.

택시기사 이모(44)씨는 “성인의 경우 자가용이나 대리운전 등을 이용, 택시를 타지 않지만 차가 없는 학생의 경우 대부분 택시를 이용한다”며 “학생들이 사라진 방학기간이 마치 10년처럼 길게 느껴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대해 성원여객 관계자는 “등하교길 학생승객이 만만치 않다”며 “방학기간마다 되풀이되는 악순환인데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또 “방학기간에는 학기 중 보다 승객이 15%이상 감소”한다며 “가뜩이나 적자경영에 시달리고 있는데 방학기간에는 경영압박이 심화되고 있어 걱정이 태산”이라고 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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