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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역사 뒤안길로 사라지는 대구 연탄

서민들에게 여전히 溫氣·추억 배달

김현목 기자·이민·김재민 수습기자   |   등록일 2018.01.25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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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가 몰아친 24일 새벽 대구안심연료단지 내 대영연탄 직원들이 분주히 연탄을 나르고 있다. 이민 수습기자.
한파주의보가 내린 지난 24일 오전 8시 대구 동구 율암동 안심연료단지 내 대영연탄. 영하 12.5℃의 한파가 무색할 정도로 땀 흘리는 일꾼들이 많았다. 컨베이어 벨트에서 쏟아져 나오는 연탄을 배달용 화물차량에 실어나르기에 바빴다. 대영연탄 관계자는 “하루 평균 3만5000장 정도 생산하는데, 최근 한파 때문에 물량이 부쩍 늘었다”고 설명했다.

대영연탄, 한성연탄, 태영씨앤이 등 3개 업체가 하루 12만여 장의 연탄을 생산하는 안심연료단지는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대구시가 이곳을 2021년까지 안심뉴타운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연탄업체들이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메이드 인 대구’ 연탄은 소외계층에서부터 불로동 화훼 단지, 식당, 쪽방촌 등 서민들에게 여전히 따뜻한 온기를 전하고 있다.

40년 경력의 부모와 연탄배달업을 하는 14년 차 베테랑 이성학(38)씨는 한 장 당 750원을 받고 연탄을 배달하고는 있지만, 자주 산타로 변신한다. 연탄을 살 돈 조차 없는 이나 배달이 매우 어려운 곳에 사는 소외계층에게 무료로 연탄을 가져다주는 그런 일을 보람으로 삼고 있다.

열량 4500㎉, 무게 3.6㎏, 구멍 25개짜리 대구산 연탄에 매력을 느껴 연탄난로를 쓰는 이도 많다.

대구 북구 복현동에서 바느질 공방을 운영하는 예수경(46·여)씨가 그렇다. 올해 처음으로 연탄난로를 장만했다.
한파가 몰아친 24일 새벽 대구안심연료단지 내 대영연탄 직원들이 분주히 연탄을 나르고 있다. 이민 수습기자.
예씨는 “매월 50장의 연탄을 쓰는데, 장당 100원씩 할인받아 650원에 들이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어린 시절 겨울철 필수 난방연료였던 연탄 자체가 가져다주는 추억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뉴타운 개발에 밀려 있는 대구의 연탄은 더 많은 악재를 앞두고 있어서 존립기반조차 흔들리고 있다. 연탄에 의지하는 에너지 빈곤층에게는 치명적인 소식일 수밖에 없다.

실내등유 대비 30% 수준의 저렴한 가격과 가격대비 효율이 높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암울한 현실을 맞았다.

정부는 탈 원전과 더불어 탈 석탄 정책을 표방하고 있어서 연탄 한 장에 270원씩 주는 정부지원금이 2020년 중단된다. 연탄값이 오를 수밖에 없어서 서민들에게는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이기호 대구경북연료공업협동조합 상임이사는 “대체부지 선정 없이 막무가내로 연탄공장을 내쫓을 생각만 하지 말고, 750원 짜리 연탄이라도 있어야 겨울을 날 수 있는 서민을 생각하는 정책과 제도가 꼭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김현목 기자

    • 김현목 기자
  •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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