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시가 누군가에 빛이 되길"
하재영 시인의 시는 향토성 짙은 서정의 숲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그것은 빛나는 별이기도 하고, 뒤란의 감잎이기도 하고, 백로처럼 우듬지에 위태롭게 앉은 어머니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그의 시 이미지는 난해함을 벗어나 삶의 길에서 찾을 수 있는 금쪽같은 감성 시어라 할 수 있다. 사랑하는 시간이 무엇이고, 어떻게 쓰는 것이 시의 질박한 맛인가를 아닌 게 아니라 향기롭게 보여준다.
하 시인은 “내 일터 창가에 놓인 알로카시아 이파리가 짙푸르다. 지난달에는 두 송이 꽃도 피웠다. 아름답고 향기를 품는 꽃은 아니지만 ‘멋져!’라고 감탄할 정도로 내 눈을 끌기에 충분한 꽃이었다. 5년 만에 처음 피운 꽃을 보면서 화분에 정성을 많이 쏟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학에 대한 나의 정성도 그러할 것이다. 갈 곳, 맛볼 것, 볼 것, 들을 것 많은 세상에서 내 작품집에 실린 시 한 편이 알로카시아 이파리처럼 누군가에게 푸르른 빛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