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리, 강정고령보 현장 점검에서 소신 밝혀
공항·취수원 이전 등 지역 현안은 원론적 입장

이낙연 총리가 21일 오전 대구 달서구 낙동강 강정고령보를 방문했다. 이날 이 총리가 직접 낙동강 물을 떠서 관찰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kyongbuk.com
이낙연 국무총리가 4대강 보 추가 개방에 대해 때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대구지역 최대 현안인 대구공항과 취수원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사업 자체가 무산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정권교체 이후 일고 있는 지역의 우려에 대해 일축했다.

이 총리는 21일 조류경보 ‘경계’ 단계가 2회 연속 발령된 대구 강정고령보를 찾아 현장 점검에 나섰다.

우선 안병옥 환경부 차관으로부터 4대강 6개 보의 개방현황과 정병철 대구지방환경청장의 녹조 발생 현황과 대책을 보고받았다.

현장에서 환경운동단체는 이 총리를 향해 유속이 느려 녹조 문제가 심각한 만큼 수문 개방을 확대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이 총리는 “가뭄으로 농업용수는 물론 식수부족 등 전 국민이 근심하고 있다”면서 “만약 지금 상황에서 수문 보를 더 개방하면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 추가 개방에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이 총리는 또 “농민들의 불안감에 대해 비록 근거가 부족하더라도 불안감 자체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큰 방향으로는 수문 개방 확대로 가야 하지만 그 결과로 인근 지역 주민이나 농민들이 피해를 받는다면 시행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환경단체를 향해서도 “충분한 합의와 다수 국민과 함께 공감하고 가야 성공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지방정부와 현장에서 체감하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라는 뜻도 내 비췄다.

정부 결정에 대해 현장에서 느끼는 부분이 다르다면 그 의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라는 것이다.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일을 추진해야 하며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있더라고 불안감을 느끼는 인근 주민이 있다면 충분한 설득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현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먹는 물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은 물론 인근 주민, 농민들의 요구도 충분히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또 “현장의 과학적 판단이 굉장히 중요하다. 중앙에서 한번 말한다고 해서 일사불란하게 똑같이 하라는 게 아니고, 현장의 상황에 따라 유연성을 가지고 대처하는 것이 옳다”며 “어느 경우에도 먹는 물에 대해 시민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4대강 수질 개선에 대해 4대강만 수질을 개선해봐야 별 소득이 없는 만큼 인근 지천·실개천을 함께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 방안으로 이 총리는 생활하수 오염을 막기 위한 민간 주도의 활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총리는 지역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취수원 이전 문제는 중앙정부가 아직 까지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며 한발 물러섰다.

당사자인 대구와 구미가 먼저 속도를 낸 뒤 시민들이 서로 이해할 수준의 협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대구공항 이전 문제에 대해 이 총리는 “이전 정부가 진행하던 일을 정부가 바뀌었다고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지속 추진 의지를 보였다.

이와 함께 국방부 장관이 임명되면 진행이 빨라 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전과 관련된 지방 자치단체들에게는 양보할 것은 양보한 후 실효성 있는 대화 준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총리는 “지역 현안에 대해 마지막 고비가 무엇인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단계적으로 이해당사자가 수용 가능한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