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활동하는 지휘자 이재준(41)씨가 쿠바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를 지휘하게 된다.

세계합창올림픽을 2연패한 '필그림 미션콰이어'의 지휘자인 이씨는 오는 29일부터 이틀 동안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 있는 국립극장에서 쿠바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 '카르멘'을 지휘하기 위해 14일 출국한다.

이씨는 다음 달 3일까지 쿠바에 머물면서 쿠바 국립오페라단, 마탄자필하모니오케스트라 등과 함께 5차례 공연하며, 워크숍을 통해 현지 지휘자들에게 지휘법도 강의할 예정이다.

특히 카리브해 연안의 휴양도시 바라데로에서 가질 마탄자필하모니오케스트라의 갈라콘서트에는 한인 2, 3, 4세를 초청, 이들을 위로하며 동포애를 나누게 된다.

쿠바는 미수교국이지만 한인 이민자들의 후손이 600여 명 살고 있다고 이씨는 전했다.

이번 쿠바 공연에는 대전오페라단 최남인 단장이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소프라노 오은영, 바리톤 이인철, 테너 민경환, 소프라노 윤수정 씨 등 음악인 8명이 동행해 이씨가 지휘하는 오페라에 출연하게 된다.

이씨는 오는 9월에도 아바나에서 열리는 세계연극축제의 개막공연에서 쿠바국립오페라단을 지휘하고, 이어 내년 1월에는 쿠바국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에서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다.

이씨는 지난 해 2월 멕시코에서 열린 국제합창페스티벌에 참가한 뒤 귀국길에 한인 기업가의 소개로 쿠바 국립예술대의 초빙교수와 쿠바 국립오페라단의 국제음악감독으로 위촉되면서 쿠바 음악계와 인연을 맺게 됐다.

이씨는 한국과 쿠바 양국 간 교류차원에서 쿠바 국립예술대 분교를 대구에 설립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며 희망하는 대학이 나오면 이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이씨는 "음악을 통해 한국과 쿠바가 가까워 질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