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로 내게 아부하지 마시오. 아부하면 반드시 불이익을 받을 것이오.”
나폴레옹은 단호했다.
유럽 대륙을 정복해 프랑스 대제국을 건설한 그는 참모들에게 아부하지 말고 직언할 것을 주문했다. 측근들은 말을 할 때 신중해야 했다. 어느 날 한 참모가 나폴레옹에게 조용히 다가왔다.
“폐하! 폐하께서 아부하지 말라고 하신 지난번 그 강력한 명령이 너무도 멋졌습니다.”
“정말 그랬어?” ‘아부는 영리하게 보이려는 무능력자의 무기’라고 했던 나폴레옹이 만면에 미소를 띠었다.
“이재명 대표가 김대중 전 대통령보다 훨씬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아닌 김 전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한 말이다. 민주화 운동으로 현해탄에 수장될 뻔했을 뿐 아니라 사형 선고까지 받았던 김 전 대통령 보다 이 대표를 더 높이 평가했다. 82세로 고령인 그가 해남·완도·진도 선거구에서 컷오프되지 않고 경선으로 기사회생 기회를 잡은 것은 우연이 아닌 듯하다.
서울 도봉갑 민주당 안귀령 후보도 구설에 올랐다. 지난해 유튜브 채널에서 ‘가수 차은우와 이재명 대표 중 누구 외모가 이상형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이 대표를 택했다. 물론 외모에 대한 평가는 개인의 취향이다. 결국 그의 결정은 현명했다.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공천 탈락 후 민주당을 탈당한 설훈 의원은 “어떻게 아부해야 인정받고 공천을 받을지만 고민하는 정당이 됐다”며 민주당을 몰아쳤다.
아부는 아편이다. ‘아부가 힘이 된다’고 고백한 권력자도 많다. ‘내 편과 네 편’을 가르는 잣대 중 하나가 아부인 것이 현실이다. 권력자가 위기에 몰릴수록 아부는 빛을 발한다. 나폴레옹마저 물리치지 못한 것이 아부 아닌가. 미국 건국의 아버지 토머스 제퍼슨이 내린 결론이다.
“아부는 정치의 도덕적 무덤이다.”
- 기자명 임한순 경일대 특임교수·방통심의위 특별위원
- 승인 2024.03.03 16:43
- 지면게재일 2024년 03월 04일 월요일
- 지면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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